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시민의 정치참여는 바로 ‘선거’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주민의 대표를 선출하고 이들에게 시정, 의정, 국정을 맡긴다.
‘선거’는 모든 유권자가 자신의 권리 행사를 통해 주민의 대표를 견제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자 장치이다. 따라서 ‘선거’는 반드시 행사해야하는 나만의 주요한 권리이자 권한이다.
제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총선 일정도 막바지에 이르고 이제 유권자들의 선택만이 남았다.
전국적으로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투표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시흥시의 투표율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전국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17대 총선 당시 시흥시 투표율은 54.8%로 전국(60.6%) 및 경기도(59.7%) 평균을 밑돌았다. 18대 총선 당시에도 시흥시 투표율은 전국(46.1%) 및 경기도(43.7%) 평균에 못 미친 39.1%에 그쳤고 4년 전인 제19대 총선에서도 시흥시 투표율은 47.4%로 전국(54.2%) 및 경기도(52.6%)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다.
18대 총선 당시에는 10명 중 4명만이 투표했고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했다.
권리 포기, 즉 기권은 투표를 하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못한 ‘비자발적인 기권’과 투표하기 싫어 스스로 권리를 내던진 ‘자발적 기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종대 이남영 교수는 ‘자발적 기권’을 ‘낙관적 방임형’과 ‘비관적 포기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낙관적 방임형’은 정치체계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면서도 투표는 하지 않는 형태로 남성보다는 여성, 고학력자, 중간 소득계층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비관적 포기형’은 정치체계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투표참여에 의한 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로 주로 젊은 층, 고학력, 고소득층들이다.
대부분 유권자들의 기권 유형은 ‘비자발적인 기권’보다는 ‘자발적 기권’이다. 그리고 시흥시 유권자 역시 그렇다.
하지만 시흥시 유권자들은 ‘낙관적 방임형’도 ‘비관적 포기형’도 아니다. 그저 정치적 무관심의 극치라고나 할까.
누가 선거에 당선되든 나와는 상관없다거나 그 누구도 뽑고 싶지 않다거나 혹자는 무관심을 넘어 혐오감마저 든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들이 다른 유권자들의 선거에 의해 당선됐거나 또는 낙선한 정치인들을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정치인들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것이다.
투표는 어떠한 위치에 있어야 할 바람직한 사람보다는 그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다.
투표를 안 한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그만큼 두려워해야할 대상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 여러분의 투표는 의미가 있다.
국회의원은 연간 세비 1억5천만 원 이외 보좌진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7억 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지원받는다. 국회의원이 되면 공항 귀빈실 이용 등 200여개의 특전과 일반인과 다른 수많은 권한이 주어진다.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이들이 국민혈세로 세비를 받아 챙기고 막강한 권한과 특전을 손에 쥘 수 없도록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 여러분의 주권을 포기하지도 헛되이 사용하지도 말기를 당부하고 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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