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눈높이 맞춰 지방자치의 책임과 의무를 견인하는 시민 후견인 또는 대변자의 필요성 대두에 따라 관련 조례에 의거해 지난 2013년 4월 설치, 운영된 ‘시민호민관’이 어느새 출범 2년을 맞았다.
시흥시 시민호민관은 위법·부당한 행정처분과 부작위·불합리한 제도 등에 의해 침해된 시민의 권익을 구제하고 불합리한 행정처분을 시정, 상호 협의를 유도함으로써 시와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한다.
또한 고충민원 조사 및 분석을 통해 행정서비스의 문제점을 시정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함으로써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적절한 민원처리 절차 등을 안내해주는 관치행정주의에서 유일하게 주민의 편에 서서 주민의 억울함에 귀를 기울이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존재이다.
‘2014년 시흥시 시민호민관 운영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충인원 접수 건수는 총 56건. 이 가운데 37건에 대해 의견표명, 시정권고 등을 통해 사전해결 16건을 포함해 31건이 처리되는 등 수용률 84%를 기록했다.
이는 제도 도입 첫해인 2013년에 비해 고충민원 신청 건수가 75%(24건) 증가한 것이고 수용률 또한 전년(75%)에 비해 높아졌다.
물론 접수된 고충민원 가운데 33%는 법률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조사에서 제외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고충민원 처리 수용률 84%는 공무원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행정기관은 주민들의 민원신청에 대해 ‘가능성 보다는 안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습성이 있다.
손발이 많이 가는 어려운 성격의 민원일 수도 있지만 이를 전향적으로 해결하려들기 보다는 ‘일단 어렵다, 힘들다, 불가능할 것 같다.’는 식으로 접근한다.
물론 이러한 공무원 조직의 사고는 ‘적발위주의 감사행정’에서 기인할 수 있다. 괜히 감사에 적발돼 문책당하기 보다는 민원인들한테 싫은 소리 듣더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보신행정’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시민호민관’은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공무원 조직사회에서 아주 불편하고 껄끄러운 존재이지만 주민들에게는 자신들의 억울함과 답답함을 토로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시민호민관’의 역할은 위법·부당하고 불합리한 행정처분과 공권력 등으로부터 침해된 시민의 권익을 구제하고 잘못된 제도의 개선, 시와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다.
‘시민호민관’은 주민들의 고충민원을 적극 수렴하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이겠지만 궁극적으로 단 한 건의 억울한 민원이 발생하지 않을 때 비로소 그 역할을 다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답답하고 억울한 시민들에게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을 ‘시민호민관’이 제1기 ‘제도 기반구축’ 단계를 지나 이제 제2기 ‘성숙’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아무쪼록 ‘시민호민관’ 제도가 더욱 성숙되어 단 한 사람의 억울한 시민도 없게 하고 더 나아가 단 한 건의 고충민원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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