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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야당 관련 인사의 폭로성 발표는 선거 판세를 크게 흔들었다.
국정원의 어느 여직원이 상부 지시를 받고 모처에서 대통령선거 후보들에 관한 지지 혹은 비방 댓글을 달아 인터넷을 통해 퍼트려 선거운동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폭로성 발표 후 그 지목된 곳에는 정당원들과 언론사 기자들이 진을 쳤고, TV에서는 긴급히 돌아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던 광경을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현장의 대치 상황이 지겹게 이어진 후 경찰은 해당 국정원 여직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컴퓨터와 하드디스크를 분석하였다. 경찰은 대통령후보 지지나 비방의 댓글이 없다고 발표하였고 그 상태로 대통령선거는 끝이 났다. 그러나 그 후 검찰이 수사에 개입하여 전 국정원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여론조작 혐의까지 밝혀 수사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런데 대통령선거 후 10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 그 사건과 관련하여 이번에는 수사주체인 검찰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추가 정치개입을 최근 포착하고 공소장변경을 신청한 것과 관련하여 상부로부터 담당 수사팀장을 직무 배제한 것과 관련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대두되어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검찰청법상 검사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오직 현행법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정치적으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아니하고 공정하게 처리하여야 국민들은 그 결과를 납득한다. 검찰은 상부에 수사 상황을 보고하고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정치사건은 워낙 민감한 사건이다. 그런데 해당 사건에서 직무 배제된 검사는 자신이 절차에 충실했다고 주장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정치적 압력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고, 반면 상급자는 그 검사가 보고 및 결제절차를 무시했다고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고 있다. 현재 검찰내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감찰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 진실이든 이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신뢰를 받지 못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이런 일로써 검찰의 조직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 버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이 사건은 어떤 방식으로든 끝이 날 것이지만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주었고 그 아픔은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검찰의 신뢰회복도 요원하다.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은 개인적인 문제에 관한 어느 언론사의 의혹기사가 발단이 되어 사표를 내 장기간 공석 중인 상태에서 최근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준비 중이다.
국가기관 특히 중립적으로 법집행을 해야 할 검찰이나 경찰, 국정원등 권력기관은 정치 상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은 국가기관이 가지고 있는 권력의 칼을 법과 정의를 위해 쓸 수 있도록 해야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이나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들면 안 된다.
참담한 심정으로 헌법 제1조를 다시 한 번 펼쳐서 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엄정한 자격심사를 거쳐 임용되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사용하도록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을 정치적 입장이나 불어오는 정치적 바람에 휘둘리어 잘못 사용하는 자는 영원히 역사적 오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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