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시흥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파행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린 지 어느덧 한 달여가 다 되어 간다.
2년 전 제9대 시흥시의회가 출범할 당시 여야 의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9명, 국민의힘이 7명이어서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구성이 ‘다수당 원칙’에 따라 민주당이 의장과 의회운영위원장, 자치행정위원장, 교육복지위원장을 차지하고 국민의힘은 부의장과 도시환경위원장을 맡는 식으로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그러나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춘호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남으면서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며 후반기 원구성 파행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시의원 정당 현황(8:7:1)과 상관없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 8명으로 여전히 다수당인 만큼 전반기 때와 마찬가지로 의장을 비롯해 3개 상임위원장(교육복지위, 도시환경위, 의회운영위)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전반기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9명으로 본회의장 의결정족수를 충족해 마음만 먹는다면 민주당 단독으로 본회의장에서 안건 의결이 가능했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무소속 박춘호 의원이 국민의힘과 뜻을 같이하면서 사실상 후반기 의원 정당 구조가 ‘8대’8을 이뤄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어느 쪽이든 단독으로 본회의장에서 안건을 의결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양당의 명분 없는 ‘감투욕심’으로 시 집행부가 시의회 임시회에 안건을 제출하기 전 매월초 ‘의원간담회’를 열어 시의회 사전보고 및 의견을 조율해왔지만 7월 의원간담회는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또한 7월 예정된 임시회에서 2025년도 지방채 발행 등을 포함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다루고자 했으나 명분도 없는 양당의 ‘밥그릇 싸움’에 시의회와 협조를 이뤄야 추진해야 할 시정이 올스톱된 상태다.
특히 최근 시흥시가 유치한 ‘국가첨단산업 바이오 특화단지’ 후속 사업 추진과 관련해 서울대, 인천시 등과 신속한 협의를 이어가야 하지만 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이 또한 미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8명이더라도 다수당이 맞고 원칙대로 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을 다수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국민의힘 측은 다수당은 과반이 넘었을 때 다수당이지 민주당도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라면서 더 나아가 국민의힘은 후반기에 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장 2석을 확보해 소통, 견제 그리고 균형의 원칙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다가가는 혁신적인 시흥시의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강공책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와중에 시흥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선옥 시의원이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과 사죄의 말과 함께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입각해 7월 급여부터 협상 타결 시까지 임금 반납을 결정하고 해당 임금(월정수당+의정활동비 약 440만 원)을 시흥시1%복지재단을 통해 C봉사단체에 지정기탁한 것으로 알려져 나머지 15명의 시의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김선옥 시의원은 지난 1개월 동안 아무런 업무도 수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 여러분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하며, 원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조속히 원구성이 이루어져 시흥시의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흥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의원님들 본인들은 시민대표네 뭐네 하면서 공무원들 일 안한다고 윽박지르지 말고 시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셔라. 의회가 올스톱 되어버리니 집행부 공직자들도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나 2천여 공직자들의 눈에는 시의원들 자리싸움으로 밖에 안 보인다’라며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아무런 명분도 없는 시흥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파행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시민이고 그 책임은 시민의 대표자를 자임하는 16명 시의원일 것이다.
그나마 ‘의원님’이라 불리는 것에 일말의 가책이라도 느끼신다면 이제라도 명분 없는 ‘감투싸움, 자리욕심’ 뭐에게나 줘버리고 당신들이 있어야 할 곳에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당부드린다. 「일하는 의회 행복한 시민」이라는 슬로건이 낯간지럽지 않게 말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