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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대수인 사회로 만들며 안될까요?<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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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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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계진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대수의 뜻은 ‘대단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대수가 들어간 ‘대수롭다’의 뜻은 ‘대단하거나 중요하게 여길만하다’입니다. 좋은 뜻입니다만 이것이 장애인을 조롱하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즉, 장애인들이 엘리베이터, 장애인화장실 등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요구하면 이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장애인들을 조롱하며 위의 <대수>냐는 표현을 씁니다.

이럴 때 사용하는 ‘장애인이 대수냐?’는 ’장애인이 무슨 벼슬인 줄 아느냐, 그냥 살면 되지 장애인 주제에 그런 것을 왜 요구하냐?‘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장애인의 요구를 단순하게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조롱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인권유린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아직도 이 말이 너무 쉽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필자가 목격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2023년 10월 5일 14:30 경 시흥시 은행동에서 중증장애인들이 장애인편의시설을 모니터링하고 있었습니다. 모니터링 대상은 oo카페와 그 카페 소재 건물이었고, 항목은 카페 진입의 용이여부, 엘리베이터/장애인주차공간/장애인화장실 설치여부, 주문의 용이 여부 등이었습니다.

이 조사항목에 따른 조사를 위해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여성장애인이 여성장애인화장실 조사를 위해 들어가려고 했으나 화장실이 수동식번호키 열쇠로 잠겨있어서 카페에 가서 비번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카페 종업원이 모른다고 해서 건물 관리소에 번호키 비번을 알려달라고 했는데요, 이때 관리소 관리인은 그 여성장애인에 대해 윽박지름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계속 여성장애인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자 앞에서 언급했던 문제의 발언을 합니다.

“장애인이 대수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볼 때 그 관리인은 앞에서 제가 언급했던 의미, 즉 ’장애인이 무슨 벼슬인 줄 아느냐, 그냥 살면 되지 장애인 주제에 그런 것을 왜 요구하냐?‘라는 의미로 저 대수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입니다만, 문제는 이런 말들이 우리사회곳곳에서 너무 난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장애인이 대수인 사회>가 되면 안되는 것인가라는. 한 사회가 평균적으로 좋은 사회인지, 그렇지 않은 사회인지의 여부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층 중 소위 취약계층의 삶의 조건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회적 부가 세계적 수준이라 하더라도 그 부가 소수에 의해 독점되며, 그 사회 구성원 중의 하나인 취약계층들은 0%를 소유하고 인간으로서 기본적 삶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라면 그 사회를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라는 한국사회이지만 그 사회의 일 구성원인 휠체어장애인이 화장실 열쇠가 잠겨져 있기 때문에 대소변을 볼 수 없는 사회라면, 또 그 화장실의 번호키 비번을 알려달랬다는 이유로 조롱받는 사회라면 한국은 좋은 사회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마치 못된 짓을 일삼는 졸부처럼 세계적으로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사회가 부유한 사회일 뿐만 아니라 누구나 잘 사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필자가 앞에서 언급했던 <<장애인이 대수인 사회>>가 되면 안되는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장애인이 어디든 다닐 수 있게 거리를 평평하게 다듬고, 장애인이 어디든 갈 수 있게 엘리베이터설치를 반드시 하고, 장애인이 언제든지 대소변을 볼 수 있는 개방된 장애인화장실 설치 등을 시급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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