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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기준으로 전기·가스·수도요금이 23.2%나 올랐다. 문제는 공공요금이 더 오를 수 있고, 이것은 시장물가를 자극해 시장물가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상황을 더 어둡게 만드는 것은 물가만이 아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우리나라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을 2.0%에서 1.7%로 하향조정했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만 하향조정한 것은 그 만큼 우리나라의 올 경제상황이 어려울 것이란 반증이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도 올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래야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가정경제를 꾸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나쁜 조건에서의 임금인상은 쉽지않다. 왜냐하면 경영자들은 경제의 어려움을 이유로 임금동결 또는 동결수준의 인상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영상태가 양호한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 특히 50인 이하 중소영세기업의 임금인상은 최저임금인상에 준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매우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실상 임금은 동결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임금 빼고는 다오르는 사회, 즉 임금만 안오르는 사회라고 한 것이다.
게다가 물가상승으로 실질임금은 내려간다. 이는 노동자들의 소비구매력을 약화시켜 궁극적으로는 경제를 더 어렵게 하는 악순환고리를 만들기 때문에 사회경제적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방법을 찾기는커녕 그 반대로 가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는 연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말만 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정부가 노동시간을 늘리고, 임금을 줄이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임금인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주휴수당의 폐지인데, 만약 주휴수당제도가 폐지될 경우 최저임금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은 월평균 34만원 정도 줄어들게 된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 임금은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다운된다면 노동자들의 가정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게 된다. 여기다가 최저임금제도의 개악도 추진되고 있는데, 이마저 정부의 뜻대로 개악된다면 최저임금인상이 곧 임금인상인 시화공단 50인 이하규모 입주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더 큰 고통을 격게 될 것이다.
경제는 생산, 판매, 소비에서 선순환 구조가 갖춰질 때 잘 풀린다. 성장도 이루어진다. 그런데 정부가 경제에 대한 이해를 구조적으로 하지 않고, 임금의 동결과 인하만을 고집한다면 이 선순환고리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면 기업에게 단기적 이익을 줄 수 있지만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즉, 판매와 소비가 위축되어 장기적으로는 기업은 물론 경제전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케인즈안들은 불황시 재정긴축보다는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라는 방책을 내놓기도 했었다.
지금 정부와 기업경영자들에게 돈을 뿌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가정경제에 주목하여 경제정책을 운용해주기를 요청한다. 무조건 임금동결 또는 인하만을 말하며 노동자들에게 절망감을 심어주기 보다는 임금을 올려줄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중소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임금인상을 하는 기업에게 회사발전자금을 지원하거나 인상된 임금의 30~40%라도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임금을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업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임금을 제공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난방비 지원금으로 30만원씩 지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그러면 소비력도 진작되어 필자가 말하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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