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안산시흥스마트허브로 불리는 반월시화공단이 조성,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만 해도 장마철이면 공장에서 폐수를 우수관으로 무단 방류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반월시화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한 소규모 업종으로 기업주나 공장 관계자들은 환경 또는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도, 폐수 배출허용기준도, 폐수배출시설 설치 등에 대해서도 관심 밖이었다.
그러다보니 장마철이면 반월시화공단 곳곳에 무단 방류된 폐수가 하천을 따라 흘러 시화호로 유입됐고 공단내 오수관로 오접 등으로 인한 오폐수가 시화호를 ‘죽음의 호수’로까지 명명되게 했다.
그러나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가 담수호를 포기하고 경기도와 시흥시, 안산시, 화성시 등과 지역 환경단체 및 시민들의 노력으로 시화호는 생명의 호수로 변화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 최대 소부장·뿌리산업 집적 단지인 안산시흥스마트허브가 한국판 뉴딜 정책과 스마트그린산단 조성사업의 혁신 성장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안산시흥스마트허브의 눈부신 성장과 미래 발전 가능성에 일부 비양심적인 입주업체들이 찬물을 끼얹는 일이 시시때때로 벌어지고 있어 문제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장마철을 앞두고 안산시흥스마트허브 및 수원, 화성, 오산지역 주요 하천 일대 폐수배출사업장 특별단속을 수시로 펼치고 있다. 더구나 특별단속 사전 예고를 통해 일부 비양심적인 악덕 기업주들의 경각심을 제고하려고 하지만 일단 양심을 버리기로 한 업자들은 그 마음을 고쳐먹기가 쉽지 않다.
수질환경 또는 대기오염 물질 무단 방류(배출) 업체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폐수배출시설,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거나 고장 난 채로 운영하며 하천이나 대기를 오염시킨다.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다 적발된 업체들 대부분은 직원 20명 이하의 중소 업체들로, 전문 환경기술인 없이 자체 관리를 해왔고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가동하지 않은 채 ‘걸리지 않으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버젓이 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한다.
최근 시흥시에서 발생한 정왕동 옥구천 폐수방류 사건은 시흥스마트허브 내 대다수의 선량한 기업들을 색안경 끼고 보게 한 아주 나쁜 사례이다.
시흥시에 따르면 지난 8월 4일 옥구천 옥구5교 우수토구로부터 검은색 유기성 폐수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하천 복구작업 진행과 함께 관계기관이 폐수방류 행위자를 밝혀내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폐수방류에 따른 하천 복구작업에는 시흥시 직원과 방재업체 관계자 101명이 동원됐고 투입된 방재비용만 7,600여 만 원에 달했다고 시는 밝혔다.
그간 스마트허브 내 하천오염(수질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해왔는데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총 19건의 불법 배출이 있었고 이 같은 일부 업체의 환경오염물질 불법 배출로 맑은 하천을 되찾기 위한 시의 오랜 노력을 헛되이 하게 했다.
시흥시는 시흥스마트허브 입주업체에 시 전역에 뻗어있는 하천이 맑게 흐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환경을 파괴하는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소중한 환경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불법행위에는 더욱더 강력하게 대응할 것임을 천명했다.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무허가 폐수배출시설 설치·운영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 특정수질유해물질과 농약 등을 유출 또는 버리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을 틈타 폐수와 함께 양심까지 하천에 몰래 버린 악덕 기업주는 반드시 찾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나쁜 일을 도모하는 사람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오죽하면 ‘열 사람이 한 도둑 못 잡는다’는 속담이 생겼을까 마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반드시 그대로 그 자신에게 되돌아간다. 더군다나 실수가 아닌, 작정하고 저지를 나쁜 행위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공권력의 힘으로 비양심적인 악덕 기업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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