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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뤄진 「시흥 늠내길」‘숲, 갯골, 바람’ 등 5개 코스…걷는 것 자체가 힐링
  • 김경혜 기자
  • 승인 2022.08.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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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개 코스로 조성된 「시흥 늠내길」 안내도.

2000년대부터 웰빙이 사회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걷기 열풍이 불기 시작하며 시흥시도 전국의 유명 둘레길 못지않은 시흥만의 특색을 지닌 「늠내길」을 2009년에 개통했다.

「늠내길」은 고구려시대 시흥의 지명인 ‘잉벌노(仍伐奴)’를 우리말로 풀어낸 것으로, 뻗어 나가는 땅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당시 표현인 ‘늠내’에서 따왔다.

「늠내길」은 현재 5코스까지 개설돼 있다. 코스별로 서로 다른 특징과 매력을 느끼며 걷다 보면 어느새 전 코스를 완주하게 된다. 뜨거운 여름도 가고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보기 시작하는 요즘, 바람 따라 물길 따라 그저 발길 가는 대로 「늠내길」 거닐어보자. -편집자 주-

▶ 가슴속으로 밀려오는 숲내음…늠내길 1코스, ‘숲길’

시흥시청 정문 맞은편에서 시작하는 숲길.

늠내길 1코스 ‘숲길’은 시흥시청에서 출발해 장현동을 지나 군자동 일대의 군자봉 둘레, 능곡동 가래울 둘레를 돌아 다시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약 13km의 순환길로 구성돼 있다.

군자봉은 야트막한 산이지만, 이곳에는 문화유적과 함께 지역의 숨은 이야기가 풍성하다. 군자봉을 내려오면 새로운 숲길이 펼쳐진다. 장대한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새와 매미 소리로 울울창창한 숲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진덕사에 닿는다. 진덕사는 석조약사불좌상이 출토돼 이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진 사찰인데, 소박한 분위기가 가득해 사색에 잠기기 더없이 좋다.

진덕사를 지나 가래울 마을과 숲과 나무가 어우러진 산봉우리를 넘나들면 어느새 도심 속에 다다르고, 숲의 끝과 도심의 시작점에는 선사시대 집자리 24기가 발굴된 능곡선사유적공원이 여행자를 반긴다. 인류가 살아온 흔적과 역사가 고스란히 보존된 이곳이 처음엔 다소 생경할지라도, 이내 숨은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신선하게 다가올 테다.

▶ 옛 염전의 정취가 가득한 늠내길 2코스, ‘갯골길’

시흥 갯골생태공원.

시흥의 대표 명소인 갯골생태공원을 거닐 수 있는 2코스 ‘갯골길’의 거리는 약 16km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염전 바닥과 붉은 꽃밭의 절경이 인상적인 길이다.

「서해선」 ‘시흥시청역’ 3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여정을 따라가면 잘 정비된 장현천을 따라 갯골길이 펼쳐진다. 걷기길 곳곳에 표식돼 있는 솟대와 리본을 따라가면 갯골로 이어진다. 갯골이 특별한 이유는 밀물 때 바닷물이 갯골을 따라 육지로 밀려오기에 이를 ‘내만 갯골’이라 부르는데, 경기도에서 유일하다는 점이다. 다양한 생물이 서식해 생태계의 보물창고인 이곳엔 칠면초, 나문재와 같은 희귀한 염생식물로 가득하다.

갯골길은 옛 염전의 흔적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래염전 소금창고로 이어진다. 소금창고는 최근 그 가치를 인정받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구간 내에는 전망대가 조성돼 있어, 전망대에 오르면 갯벌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 옛사람의 흔적 따라 걷는 늠내길 3코스, ‘옛길’

소래산 마애불상입상.

갯골길에 이어 세 번째로 개통된 ‘옛길’은 총 길이 13km 코스다. 옛사람이 다녔던 산자락과 고갯길을 이어 만들어, 여우고개, 하우고개, 소내골, 계란마을 등 소박하고 예스러운 명칭을 지닌 길이 즐비하다.

여우가 많아 ‘여우고개’, 시흥 뱀내장이나 부천 소새우시장을 오가는 장사꾼들이 도둑을 피해 급하게 걸어 숨이 턱까지 차올라 ‘하우하우’ 했다 해서 붙여진 ‘하우고개’처럼, 명칭의 유래를 미리 알고 걸으면 걷기가 한결 즐겁다.

여우고개, 하우고개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계란마을과 소산서원을 이어준다. 계란마을은 조선 세종 재위 시 영의정을 지낸 하연의 묘가 있는 곳이고, 소산서원은 하연의 향사를 지내기 위해 중건됐는데, 현재는 전통방식의 제례의식을 지키려는 노력과 함께 주민들의 예절교육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걷기길 따라 소래산 중턱에 들어서면, 장군바위에 새겨진 높이 15m의 소래산마애불상입상(보물 제1324호)이 거대한 몸집으로 기개를 뽐내며 입산객을 맞이한다.

조상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옛길은 소래산 일대의 산자락이 중심이 돼 다른 코스에 비해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옛사람의 흔적을 찾아가며,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 숨을 고르면 쉽게 완주할 수 있다.

▶ 바람 따라 발길 닿는 대로 늠내길 4코스, ‘바람길’

오이도 낙조.

서해안의 낙조가 아름다운 ‘바람길’은 전망 좋은 옥구공원에서 출발해 해안가를 따라 오이도길을 지나 도심 속 개천과 숲길로 이어지는 약 15km 길로 다양한 색의 풍광을 선사한다.

옥구공원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면, 바다와 시화방조제, 대부도가 한눈에 펼쳐진다. 옥구공원을 뒤로 하고 오이도로 향하면 덕섬에 닿는다. 똥섬이라는 별칭이 재미있는 덕섬은 갈매기처럼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똥을 많이 눈다고 해서 붙여졌는데, 별명과는 달리 화려하게 펼쳐지는 서해의 아름다운 경관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시흥의 서남쪽에 위치한 오이도는 해양자원이 풍부한 관광지이자, 신석기시대 패총이 대규모로 발굴된 국가사적 제441호 유적지다. 상징적인 빨간등대와 함상전망대뿐만 아니라, 선사유적공원과 오이도박물관까지 유수한 관광자원으로 가득하다. 선사유적공원을 돌며 오이도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하는 것도 추천한다.

▶ 쉬엄쉬엄 걷기 편한 늠내길 5코스, ‘정왕둘레길’

곰솔누리숲.

숲길, 갯골길, 옛길, 바람길 총 4개 코스로 운영해오던 늠내길이 지난해 제5코스인 정왕둘레길을 새롭게 선보였다. 정왕동을 품은 정왕둘레길은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늠내길로, 이름처럼 정왕동의 둘레를 걷는 길이다.

시작과 끝이 만나는 13km로 순환길로, 매립지라는 특성상 지형이 평탄해 걷기에 편하다. 주변에는 지하철역(정왕역, 오이도역)이 위치하고, 옥구공원, 함줄도시농업공원 등 거점지의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옥구공원에서 약 500m만 걸으면 곰솔누리숲으로 진입한다. 4km의 완충녹지대인 곰솔누리숲은 산업단지에서 발생된 대기오염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조성됐으며, 곰솔이 많아 곰솔누리숲으로 불린다. 주거지와 인접하고, 녹지대 간 보행육교로 연결된 데다, 단절 없이 숲길을 쭉 걸을 수 있어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곰솔누리숲을 지나면 쾌적하고 활력 넘치는 시흥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을 지나 정왕역에 들어서면 도시 분위기가 물씬 흐른다. 편의시설을 이용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구간으로, 함줄도시농업공원과 철도변을 따라 조성된 철도녹지와 서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안녹지를 걷다 보면 어느새 옥구공원에 다다른다.

늠내길은 인공적인 요소가 적고, 도심 속에서 시흥이 지닌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시흥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를 시민에게 되돌려 주고자 시흥시는 전역으로 확대되는 ‘시흥 종주 늠내길’을 기획 중인데, 머지않아 내년 가을쯤이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늠내길 전 코스는 시흥 관광전자지도(https://siheung.dadora.kr/client/index.html)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안내는 시흥시청 녹지과 산림보호팀(031-310-2342)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경혜 기자  niba84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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