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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성의 효과[월요단상] 경기과학기술대학교 박혜성 교수
  • shnews
  • 승인 2022.07.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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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 학기동안의 성적입력이 끝나면 이틀의 성적이의신청 기간 동안 자신이 받은 성적에 이의가 있는 학생들은 교수한테 별도로 연락을 취하게 되어있다. 평균적으로 10/1정도의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질문과 조정을 조심스럽게 요청해오곤 하는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향조정을 꼭 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이 있듯이 성적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경우에만 조금이라도 성적 조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수가 제시한 성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에 속한다. 물론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잘 나와서 지나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자신이 목표로 한 평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적극적인 자세로 요청을 해오는 학생들에게 메몰차게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 교수자 입장이기도 하다. 사실 성적을 1점이라도 더 올리고 싶은 적극적인 모습이 이뻐서 조금이라도 혜택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 매우 이기적이라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하는데, 자신의 당연한 권리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일 것 같아도 학생들 사례에서처럼 일부분의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모든 세상살이가 그렇지 않을까? 자신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반영되는게 현실이고, 누군가 알아서 해주지 않을까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바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필자는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너무 소심해서 남들 앞에서 주장을 펼치는 일이나, 스스로를 대변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오죽하면 중학교 3학년 부반장을 맡게 됐을 때, 같은 반 친구들 앞에서 소감 한 마디를 제대로 못해 교탁 밑에 숨어 있다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제 자리로 돌아오고만 경험이 있을 정도다. 그렇게 한 마디도 못하고 교탁에서 내려왔던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한심하기도 해서 앞으로는 아무리 부끄러워도 오늘 같은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라는 각오를 했었더랬다. 그날의 각오를 각오로만 남기고 실천에 옮기지 않았더라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설득시키는 일도 불가능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로는 강의를 들을 때에도 이왕이면 맨 앞자리에서, 과제순서를 정하게 되더라도 제일 먼저 손을 들어 첫 번째 순서로, 쑥스러워 뒤로 숨고 싶을 때에도 일부러 더 앞으로 나아가 상황을 직면하려고 애쓰는 편이었다. 그때의 소심함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라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나 남들 앞에 나서게 되는 일에 뒷걸음질 치고 싶은 마음이 종종 생기기도 하지만 뻔뻔하다 싶을 정도로 전투적인 적극성으로 무장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혹여 남아있을지도 모를 조금의 소심함조차 맨 뒤로 숨겨놓은 채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작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해 있다. “내가 소심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얘기에도 상처 받고 집에 가서 일기도 쓴다”며 엄살을 부리면 지인들이 오히려 코웃음을 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 정도면 그날의 각오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라고 자부할 수 있겠다. 이제와 드는 생각이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꼭 해야 하는 말들을 주저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그날의 각오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부끄러워 말 한마디 못했던 한심한 후회를 계기로 내성적인 성격을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시킨 스스로가 조금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적 이의 신청 기간에 연락 오는 학생들에게 꼭 해주는 말이 있다. 앞으로도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말하고 안하고는 반반이지만...용기 있게 적극적인 주장을 했을 때에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생기는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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