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최초의 주민청구 조례로 기록될 수도 있었을 「시흥시 출생확인증 작성 및 발급에 관한 조례」가 지난 21일 열린 시흥시의회 제296회 임시회 제2차 자치행정위원원회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각하(刻下)’됐다.
‘각하’란 행정법상으로는 행정기관이 신청서·원서·신고서·심판청구서 등의 수리(受理)를 거절하는 행정처분이다. 즉, 시흥시 관내 주민 연서(2만 2,083명 중 1만 6,405명 유효)로 청구한 「시흥시 출생확인증 작성 및 발급에 관한 조례」 수리 여부에 대한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심의 결과,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당시 심의 과정에서 시 관련 부서는 해당 조례안의 내용인 출생확인 및 출생확인서 발급에 대해 법률 자문 결과를 보면 법제처 및 일부 법무법인에서는 국가 사무로 조례로 제정하는 것은 「지방자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 또 다른 일부 법무법인에서는 국가의 사무에서 누락된 법률의 공백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조례 제정 시 반드시 법률의 개별적 위임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다는 의견으로 동일한 조례 내용을 두고 기관에 따라 해석이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으며 당당 부서는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 등 아동의 인권을 위해 본 조례안의 일부분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시흥시의회의 법제처 자문 주요 내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국가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반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흥시의회는 주민청구 「시흥시 출생확인증 작성 및 발급에 관한 조례」가 사문화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아동권리 보장’이라는 궁극의 합목적성에 도달할 수 있도록 주민청구 조례안 수정안 제출이 불가하기에 「시흥시 출생확인증 작성 및 발급에 관한 조례」의 내용을 반영한 자치행정위원회 발의로 관련 조례 제정을 제안했지만 주민청구 조례 대표인단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마도 주민청구 조례 대표인단이 수개월 동안 주민연서를 통해 청구한 ‘전국 최초 주민발의 조례 제정’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면서 주민청구 조례 대표인단은 수개월동안 주민 2만2천여명이 연서해 청구한 주민발의 조례인 만큼 ‘수리 여부’를 8대 시의회 막바지에 하지 말고 9대 시의회로 넘길 것을 주장했지만 자치행정위원회는 다분하게 위헌 소지가 있는 조례안을 8대 의회에서 처리하지 않고 차기 시의회로 넘긴다는 것은 다소 무책임하고 원칙에도 맞이 않는다면 ‘각하’를 결정했다.
이상섭 자치행정위원장은 ‘각하’를 결정하며 “정말 법에 상충하지 않는, 적법한 조례를 만들 수 있도록 주민한테 설득도 하고 주민이 다시 또 발의해서 할 수 있도록 하든지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이번 논의 건을 바탕으로 취약계층 아동복지를 최대한 고민하여 시흥시 아동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시정부에 주문했다.
하지만 주민조례 청구 대표인단은 「생활임금조례」도 「근로기준법」과 상충되어 제정될 수 없다는 법제처 의견에도 불구하고 잘 제정되어 여러 지자체에서 실행되고 있음에도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2만2천여 서명권자가 위임한 정치적 무게는 가볍게 저버리고 의회사무국의 해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시흥시의회 의장은 보편적 출생확인과 아동복지가 실행되는 시흥시를 위한 책임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최소한의 아동권리 보장’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 그 무엇도 전제하지 않고 법 테두리에서 이뤄져야 더욱더 견고하고 효율적인 정책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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