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끝나면서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됐다. 그동안 대선에 묻혔던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한데, 이 중에서도 시흥시장 예비 후보군의 발걸음이 바쁘다.
특이한 점은 더불어민주당 텃밭과도 같은 시흥지역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권교체를 이룬 국민의힘 운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기세를 지방정권 교체로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이번에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들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995년 민선시장 시대가 출범한 이후 시흥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다. 민선 초대 정언양(민주당) 시장, 2대 백청수(새정치민주연합) 시장, 3대 정종흔(한나라당) 시장, 4대 이연수(한나라당) 시장, 4·5·6대 김윤식(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시장, 7대 임병택(더불어민주당) 시장 등 2009년 시장 재보권선거 포함 8번의 선거에서 6번을 민주당이 승리했다.
여기서 독자들이 의아해하는 부분은 ‘민선 7기인데 왜 8번의 선거를 치렀는가’이다. 그 이유는 4대 이연수(한나라당) 전 시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2007년 11월 23일 구속기소, 2009년 1월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시장직을 상실하며 그해 4월 29일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김윤식 시장이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간에 2009년 이후 민주당 정권 '14년의 시흥시' 기틀을 마련해 준 장본인은 당시 불미스러운 일로 시장직을 잃은 이연수 전 시장임에 틀림없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연수 예비후보는 지난 21일 시흥시장후보 경선참여 기자회견에 앞서 “그간 시흥시민께 사죄할 시간이 없었는데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큰 절을 올린다”며 관계자들과 함께 인사했다. 그때 만약 이연수 시장이 시장직을 잃지 않았다면 시흥의 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후 이연수 전 시장은 2010년 8월 13일 ‘8.15 광복절’을 맞아 잔여형기 9개월을 남기고 가석방됐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전국 득표율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5%,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자가 48.56%로 초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 텃밭과도 같은 시흥지역 득표율은 ‘이재명 56.69% vs 윤석열 39.88%’로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민주당이 지지율이 높았다. 그래서인지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군이나 광역·기초의원 입후보 예정자들은 ‘지방선거에서도 시흥은 다를 것’이라며 내심 믿는 구석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 시장 후보군이나 광역·기초의원 입후보 예정자들도 비록 대선 투표결과가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보일지 몰라도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처럼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위안하고 있다. 그 이유는 (중앙)정권교체를 이룬 것처럼 지방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겨우 1~2명의 시장 후보군으로 역대 지방선거를 치러왔던 국민의힘 시흥시장 예비 후보군이 현재까지 곽영달 전 시흥시청 국장, 이연수 전 시장, 장재철 시흥‘을’당협위원장, 정필재 변호사 등 4명에 이르고 있고 각자 자신들이 ‘국민의힘 시장후보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
반면에 민주당은 깔끔하게 사전 가지치기라도 한 듯 임병택 현 시장과 이동현 경기도의원 두명이 공교롭게도 시흥 ‘갑·을’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 모습이고 ‘시흥은 민주당 텃밭’이라는 역대 선거결과처럼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으로 공천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선거는 까봐야 안다’는 만고의 진리이다. 그리고 여야 중앙당이나 입후보(예정)자들은 ‘오만함에 가득찬 자신감은 패배의 쓴잔’ 뿐이라는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명예교수가 과거에 쓴 글 중 한 대목을 일부 인용해 옮겨 적는다. “나의 겸손함은 두 표가 되고, 나의 오만함은 반 표(마이너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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