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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정이후에 과제를 제출한 사람은 하루에 20점씩 감점되니, 늦지 않게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수님, 금일 자정 까지라고 하셨는데 잘못 올리신 것 아닌가요? 오늘이 금요일입니다’
얼마전 모 대학에서 과제 제출에 대한 교수님의 공지에 대해 한 학생이 이의를 제기 하면서
실제로 벌어진 에피소드이다.
금일(今日)의 뜻을 알지 못하는 생긴 일이다. 한자어 이지만,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 임에도 무슨 뜻인지 모른채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한글을 깨우치는 시기가 OECD국가중에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 되었다.
한글을 가르치는 다양한 교재와 교구들을 활용해서 아기때부터 한글 조기교육을 시킨다. 다른 아이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한글을 깨우치게 주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빨리 글자에 노출되면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글자를 떼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의 문해력에 대해서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단어를 읽는 것과 문해력은 다른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동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문해력을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을 이해·해석·창작할 수 있는 힘'으로 정의했다. '문해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르는 '문맹'과는 다르다.
문해력은 글자를 단순히 읽는것이 아니라, 맥락을 이해 하며 읽는것을 말한다. 더 나아가서는 글자로 전달되는 수많은 매체들 속에서 세상을 제대로 읽어내는 힘을 말한다.
읽기학습능력인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은 세상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으며, 타인의 생각과 내 생각을 융합하는 능력을 키워 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기초학습능력을 키우는 전문가인 '리터러시코치'를 양성해서 각 학교에 배치 시켜 활동하게 하고 있다. 영어를 잘 읽고 쓰는 능력을 키우는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와 민족이 살고 있는 미국을 잘 이해하는 리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상담 하면서 느낀것은, 학습부진의 원인은 문해력의 부진에서 비롯 된다는 사실이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해 보아도 이미 누적 되어 있는 학습부진의 크기에 좌절하거나, 교과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스스로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공부에 어려움을 느껴서 나를 찾아온 많은 학생들은 중학생 임에도 교과서에 나와있는 어휘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었으며, 큰 소리로 글을 읽는것 차체를 어려워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이 공부에 즐거움을 갖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이 맘껏 배움의 즐거움에 빠지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기능력 을 점검하고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교육 과정의 변화를 살펴보면, 문해력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 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의 교육자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 형태로 변화되면서,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좀더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정보를 익히고, 자신의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 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학(學) 보다는 습(習)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학교에서의 평가도 서술형,논술형으로 답변해야 하는 평가방법을 채택하는 학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문해력을 점검하고 키워나가는 읽기코칭이 필요하다.
청소년 시기에 문해력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단순히 학습력 손실을 넘어 고등교육 기회와 노동시장 참여 기회가 줄게 되는 문제를 만들 수도 있다. 긴 글을 읽고 정보를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향후 사회에 진입할 때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또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얻어지는 정보를 아무런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조정당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될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법학과 마사 누스바움 석좌 교수는 20여년 전 "기술적으로 발전한 국민에게 비판적 사고, 자신에 대한 성찰, 다양성을 존중하는 능력이 없다면 그 나라에는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러한 문제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문해력 수준이 떨어져 있는 학생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의 월요단상에서는 앞으로 다섯 번의 칼럼을 통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는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부모가 집에서 도울 수 있는 읽기코칭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우리 아이의 문해력을 체크하고, 교과서 읽기와 독서를 통해 읽기능력을 키우는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전달해 주고, 바람직한 자기주도학습 능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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