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촌지’, ‘불법 찬조금’ 등 관행 청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교육 현장에 더욱 확실한 「청탁금지법」 정착이 시급하다.
특히 일선 학교의 운동부, 예체능 고등학교 등 촌지·불법 찬조금 관행 가능성이 높데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1,000여개 공립 초·중·고교 운동부와 25개 공립 예체능고교 학부모 3,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패인식 및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개인적인 촌지 관련 경험보다 학부모단체 등을 통한 불법 찬조금 관련 경험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는 최근 1년간(2020.7.1.~2021.6.30.) 공립 초·중·고교 운동부와 공립 예체능고 소속 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운동부와 예체능고 운영 전반과 관련한 부패인식과 촌지·불법 찬조금 관련 부패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점수화했다.
조사결과, 학교 현장의 예체능 분야 전체 청렴수준은 10점 만점에 7.79점으로 부패인식(9.08점) 부문이 부패경험(6.83점) 부문에 비해 높았다.
‘부패인식’ 부문의 세부 항목별 결과를 보면 지도자(감독, 코치, 예술 전공분야 지도자 등)의 갑질행위와 특정 학생에 대한 특혜제공, 회계 운영 적절성 관련 항목에 대해서는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으나, 학생 선발·관리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 회계운영의 투명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취약하게 나타났다.
‘부패경험’ 부문의 세부 경험 응답 결과, 체육·전공분야 지도자나 학교 관계자에게 금품·향응·편의 제공을 요구받거나 제공한 학부모의 개인적인 촌지 관련 부패경험률은 0.84%(금품 0.48%, 향응·편의 0.36%)로 일반 공공기관의 부패경험률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촌지 관련 부패경험 응답자의 평균 경험 빈도는 1.79회, 평균 경험 규모는 92만8,100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당한 회계절차 없이 운동부·학교 운영비용, 대외 출전·훈련 비용, 지도자 급여·사례비 등의 명목으로 다른 학부모 또는 학부모회를 통해 불법 찬조금을 조성한 경험률은 2.12%로 촌지 관련 부패경험률에 비해 높았는데 경험 응답자의 평균 경험 빈도는 5.09회, 평균 경험 규모는 117만3천원으로 보다 관행화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급별 운동부 운영 관련 결과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순으로 점수가 높아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취약했고 부패인식 부문과 부패인식 부문의 모든 세부 항목의 점수도 학교급이 높을수록 낮은 점수를 보였다.
고등학교 운동부는 특혜제공, 학생 선발·관리의 투명성 항목에서 운동부 전체 평균점수와 가장 큰 격차를 보였고 부패경험 부문에서도 촌지·불법 찬조금 경험률과 경험자당 평균 경험 규모도역시 고등학교 운동부가 가장 취약하게 나타났다.
부패인식 부문은 예체능 고등학교에 비해 운동부의 점수가 높고 고등학교 운동부도 예체능 고등학교에 비해 높았다. 예체능 고등학교는 특혜제공, 회계운영의 투명성 항목에서 전체 평균점수와 가장 큰 격차를 보였으며 예체능 고등학교와 고등학교 운동부의 경우 모두 특정학생에 대한 특혜제공 항목이 평균에 비해 가장 낮게 평가됐다.
부패경험 부문은 예체능 고등학교에 비해 운동부가 양호하나, 같은 학교급인 고등학교 운동부와 비교하면 부패경험률은 예체능고등학교가 양호하게 나타났다.
체육·전공분야 지도자나 학교 관계자가 회계 등을 부적절하게 운영하고 특정학생에게 특혜를 주거나 학생을 차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체육·전공분야 지도자 등의 권한이 과도하거나 통제가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학부모들의 촌지·불법 찬조금 제공 이유는 자녀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가 가장 높고, 관행이나 인사차 제공 응답도 높았다.
「청탁금지법」이 정착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개인적인 촌지는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운동부, 예체능고 학부모단체 등을 통한 불법 찬조금 관행은 여전하다. 특히, 진학·진로를 앞둔 고교에서 취약한 만큼 교육현장에 보다 확실하고 적극적인 반부패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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