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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에 지인을 만나서 식사를 했었다. 이러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화제가 건강으로 이어졌고 건강의 대명사격인 걷기운동으로 옮겨졌다. 지인은 환한 웃음과 표정으로 걷기운동에 따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었다.
“형님, 저는 요즘 걷기가 너무 좋아요. 아니 사랑해요. ‘만보시루’를 설치하고서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만보시루’을 깔고 걷기를 하면 1만보당 포인트가 100원 적립되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선언했습니다. ‘아빠가 걷기로 적립한 포인트로 올 해가 가기 전에 치킨을 사줄게’ 라고요. 드디어, 지난주에 2십5만보(약 250일)를 걸어서 적립한 포인트로 가족회식을 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감격하면서 치킨을 먹었답니다.”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되찾았고 필자가 보기에도 얼굴에서 건강미가 넘쳐났다.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이 치킨의 가치였다. 도대체 얼마나 값지고 훌륭한 치킨을 먹은 것인가? 절대가치는 2만5천원 밖에 되지 않지만 후배나 가족에게 그 날 먹은 치킨은 억만금보다도 값지지 않았을까? 확신하건대 아이들에게 있어서 이번 회식은 평생에 잊지 못할 아빠에 대한 금빛 추억이 될 것이다.
후배의 진한 이야기에 감동받은 필자는 귀가하여 즉시 만보시루 앱을 핸드폰에 설치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만보시루’를 설치하고 다니다보니 숫자가 자꾸 신경이 쓰이기 시작되었다. 평상시 걷기운동을 나름 잘했던 필자이기에 ‘만보시루’를 운동 후 들여다 보면 생각보다 숫자가 찍히지 않아 조금은 심술도 생겼다. 예를 들면 1시간을 걸었을 때 7~8000보 정도가 찍혀야 하는데 3~4000보도 찍히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포인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건강걷기 그 자체이지만 제대로 작동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진한게 남는다. 걸을 때 동작이 잘못되어 나타난 필자만의 현상이라면 오히려 다행이지만 기왕이면 제대로 작동되는 앱이 된다면 시민들에게 더 사랑받지 않을까?
최근에는 참으로 다양하고 실용적인 앱이 나온다. 각 지자체에서 내놓는 건강걷기 앱도 무수하다. 편리성과 경제성을 앞세운 앱들의 홍수 속에서 알짜 앱을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가장 중점을 둘 사항은 진정성이다. ‘정말 시민들의 편의와 생활을 위한 앱인가?’ 에 방점을 두고 선택해야 한다.
‘진정성’으로 평가한다면 ‘만보시루’는 합격점이다. 그렇지만 앞서서 말한 것처럼 보완되어야 할 것이 많다. 시민들에게 점수따기가 아닌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맞춤형 앱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이제 오미크론이라는 변종도 출현하여 사람들에게 감염 공포를 주고 있다. 급기하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예고했다. 이처럼 힘겨운 시기에 진정성을 앞세워 ‘만보시루’가 시민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후배의 무용담처럼 ‘만보시루’를 통해 추억과 감동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도 자주 있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시흥갯골공원, 정왕천, 배곶해안로, 능곡~장현천 등 현장에서 ‘만보시루’ 행사를 개최하고 시루 포인트를 이벤트에 맞게 1만보당 500원 적립해 주는 식이다. 확언하건데 후배와 같은 무용담이 시흥시에 넘쳐날 것이 분명하다. 2022년도 ‘만보시루’가 건강과 행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진정한 시민체험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바라면서, 필자도 2022년에는 두 딸에게 선언코자 한다. 2022년 10월 안에 만보시루 포인트로 치킨을 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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