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호모 리더스의 가을[월요단상] 이정숙 나움코칭심리센터 대표
  • shnews
  • 승인 2021.11.06 22:17
  • 댓글 0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언제부터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칭했는지 정확한 근거는 없다. 대체로 당나라 대문호 한유가 자기 아들에게 책 읽기를 권하기 위해 지은 시로 본다. ‘부독서성남시(符讀書城南詩)’다.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등화가친’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이 글의 ‘등화초가친’에서 유래되었다. 독서는 날씨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일조량은 독서하며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학계에 따르면 우리 몸은 계절변화에 따라 신경 호르몬이 변화한다. 일조량이 적은 가을에는 행복을 관장하는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어 차분해지며 사색하기 좋은 몸으로 변화된다. 우리 몸과 자연의 변화가 독서하기 좋은 조건으로 맞추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성인 및 초, 중, 고 학생 대상 <국민독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1년 평균 성인이 읽는 독서량은 16.1권, 학생은 32.4권으로 나왔다. 아이들은 학업을 위해서 독서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성인 독서량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자녀들에게는 책 읽는 것을 권장하며 독서 사교육까지 시키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인류의 역사를 보면 항상 두 개의 계급이 존재했다. 지배하는 계급과 지배받는 계급이다. 전자는 후자에게 많은 것을 금지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인문고전) 독서였다. 계급 간의 사다리를 치우는 방법으로 독서를 금지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스키마를 만드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떠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연 내 생각대로 살아가는가. 어쩌면 누군가의 생각에 통나무처럼 떠다니며 내 생각인 양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국은 그들의 배드타임스토리의 독서를 통해 재미있는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계층별 책 읽기’를 관찰했는데, 계층마다 책을 선정하거나 읽는 목적이 다르다는 것이다. 빈민층은 먹고살기 위한 생존 수단으로서 문자를 익히고 글을 읽는다. 중산층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권선징악과 교훈을 전달을 위해 책을 읽으며 상류층은 문자 자체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대화와 토론을 목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사람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우선 그 사람의 ‘문심혜두’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문심이란, ‘문자를 알아차리는 마음이자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고 혜두는, ’지혜의 구멍, 지혜의 샘‘을 의미한다.

문심혜두는 지혜의 구멍인 샘이다. 다산은 교육의 원리로 아동의 문심혜두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문심혜두는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해답을 준다.

변화하는 세상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책을 읽되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글쓴이의 마음과 뜻을 이해하며 읽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산은 다독가로도 유명하다. 다산은 우리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방대한 저술을 남긴 위대한 학자다. 평생에 걸쳐 책을 읽고 쓰는 일을 반복했다. 문학, 철학, 정치, 경제, 역사, 지리, 의학, 과학 등 다방면에 걸쳐서 책을 펴냈고, 그 양은 500권이 넘는다.

다산의 독서법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 가을 책 한 권 선정하여 다산의 독서법 한 가지만이라도 실천해 보길 권한다. 그의 독서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독이다. 정독은 글을 아주 꼼꼼하고 자세하게 읽는 것을 말한다. 한 장을 읽더라도 글에 집중하고 깊이 생각하면서 내용을 읽는 것이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천천히 집중하며 읽는 것이다. 정독을 함으로써 글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독서할 때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둘째, 질서다. 질서는 메모하며 읽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때면 필기구를 갖추어 두고 깨달은 것이 있거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잊지 않게 적으면서 읽는 것이다. 연필 끝에도 뇌가 있다는 말이 있다. 적어둔 그것이 나를 살찌우는 좋은 글로 남을 것이다.

세째, 초서이다. 초서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구절이 나오면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이다. 베껴 쓰기를 말한다. 다산은 초서를 함으로써 엄청난 양의 책을 쓸 수 있었다. 초서는 이미 다른 저술을 염두에 둔 독서법이기 때문에 자기 학문 혹은 사물에 대한 뚜렷한 관점이나 주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무조건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목적을 생각하며 적는 것이다.

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하늘은 높아지고 앞산은 곱게 물들어가고 있으며 들에 곡식과 열매들은 무르익어가고 있다. 나의 삶에도 열매 맺는 계절이 필요하다. 이 가을 호모 리더스가 되어 깊어진 가을만큼 깊어지는 자신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h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