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최초의 「지방자치법」이 제정되면서 우리의 지방자치 역사가 시작되었으나 당시의 제도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고 최초의 지방선거는 1952년에야 실시됐다. 이후 1960년 4·19 혁명 후 개헌을 통해 제2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지방선거 대상이 지방자치단체장까지 확대되었다.
하지만 이 또한 1961년 일어난 5.16 군사정변으로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이 제정됐고 이 법에 의해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명목상으로만 유지했다. 이때부터 특별·직할시장, 도지사, 시장, 군수 등 각급 행정구역의 장을 모두 중앙정부에서 직접 임명하며 주민의 뜻과는 관계없는 관선제(임명제)로 바뀌었다.
그리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개헌이 이루어지면서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은 폐지됐고 개정 헌법에 따라 1987년 「지방자치법」이 부활했다. 그리고 마침내 1991년부터 본격적인 지방자치제의 서막이 시작되면 시·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을 비롯해 광역·기초 지방의원 등을 직접 선출했다.
2021년은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자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 30년간 지방의회의 노력으로 주민 생활 속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지역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이 상호 발전해 왔다.
그러나 지방자치 부활 30년, 강산이 3번 변한다는 그 세월 속에서 과연 주민이 주인되는 지방자치로 거듭났다고 자평할 수 있을까.
국민권익위는 2013년부터 지방의회의 청렴 수준을 심층 진단하기 위해 별도 모형을 개발해 지방의회에 대한 청렴도 측정을 실시했다.
국민권익위가 지난해 발표한 지방의회 청렴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방의회 청렴도(10점 만점)는 전년보다 개선된 6.73점(+0.50점)이었지만 같은 기간 ‘공공기관 청렴도(8.27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국민권익위는 ▲지방의회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의 의회업무 담당자, ▲경제·사회단체 및 전문가, ▲지역주민이 평가한 의정활동 및 의회운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반부패 노력도, 부패사건 발생현황 등의 객관적 자료를 통합해 청렴도를 측정했다.
영역별 조사결과 ▲의정활동의 공정성·투명성 등에 대해 측정하는 의정활동이 6.74점(+0.46점), ▲의회 예산 집행·편성의 적절성과 부패예방 노력 등에 대해 측정하는 의회운영이 6.76점(+0.53점)이고 기관 유형별로는 ▲광역의회가 6.90점(+0.52점), ▲기초의회는 6.68점(+0.55점)으로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별 평가에서는 ▲경제·사회단체 및 전문가(7.05점, +0.46점)의 평가가 가장 높고, ▲지역주민(6.32점, +0.58점)의 평가가 가장 낮게 나타났는데 특히 지역주민은 다른 응답자에 비해 기초의회를 광역의회보다 높게 평가했다.
의정활동과 의회운영의 부패인식을 기관 유형별로 살펴보면, 광역의회에 대한 부패인식 점수가 기초의회보다 높았고 전체 의회 및 광역·기초의회 모두 의회운영 부패인식 점수가 의정활동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별로는, 의정활동과 의회운영 모두 지역주민이 가장 낮게 평가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공정성 정도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40~60대의 인식은 모두 개선되었고, 20~30대의 의정활동 관련 알선·청탁 인식은 다소 악화되었다.
의정활동 과정에서 권한남용 등의 ‘갑질 관행’이 있는지에 대한 직무 관련 공직자, 경제·사회단체 및 전문가, 지역주민의 인식이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직무 관련 공직자의 점수가 6.18점으로 가장 낮다.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인 지방의회는 그 책임과 역할이 단체장만큼이나 중요하고 무엇보다 갖춰야 할 제일 덕목은 청렴성이다.
주민은 지방자치의 주체로서 지역에 관한 정책 결정과 지역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는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주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 ‘주민이 주인되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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