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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월요단상] 경기과학기술대학교 박혜성 교수
  • 시흥신문
  • 승인 2021.10.0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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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물들어가는 들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알록달록 빨갛고 노란 단풍, 바람결에 몸을 맡기는 갈대, 뒹구는 낙엽, 결실, 높고 푸른 시린 하늘, 귀뚜라미 울음소리, 트랜치코트, 고독, 손 꼭 잡은 노부부.... 
 바람이 다르고 하늘이 다르고 살갗에 닿는 모든 것들이 이 계절을 붙잡고 싶게 만들지만 짧아서 아쉽고 잡아두지 못해 안타까운 계절 가을이다. 삶에 있어 무한한 것이 단 한 가지라도 있을까?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사라지든 쓰러지든 변해만 간다는 사실이 가을과 닮아있다.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관심도 가지 않던 잡초마저도 기특한 생각이 드는 요즘 가을은 내게 어떤 의미인걸까? 
누구는 가을 우체국 앞에서 추억을 회상한다고 하고.....
누구는 가을비 우산 속 함께 걷던 여인을 그리워한다고도 하고...
누구는 그해 10월의 마지막 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하고...
가을이 절정에 이른 한 편의 풍경화는 지천이고,.....
고추잠자리를 잡겠노라 여기 저기 뛰어다니는 동심도 그대로인데...
현실을 잠시 벗어나면 그 곳에는 추억도 있고 그리움도 있고 낭만도 있는데.....
가을은 계절을 잊은 채 현실에만 몰입해 있던 나를 기어이 계절속으로 끌어 당긴다. 
 아차차...가을이면 곶감을 깍는 아빠가 있었잖아....힘들어서 내년부터는 절대로 안하신다던 곶감 만드는 일을 올해도 어김없이 감을 따느라 몸살이 났다고.......이제 정말 늙은 거라고.....올해는 안한다더니 왜 또 감을 따시냐고 물었더니 그럼 눈에 뵈는걸 그냥 두냐고 짜증 섞인 핀잔을 하셨잖아... 올해도 아빠의 가을은 여전히 고된 노동의 계절이 되고 말았고, 올겨울 우리들은 또 열심히 곶감을 팔아야 하는거잖아. 택배로 한 박스만 보내달라고 하면 택배비가 들어 남는 것도 없다며 툴툴 거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의 양이 아니면 불친절하기가 또 이를데 없잖아. 판매자가 그렇게 불친절하면 어떡하냐고 한 마디라도 할라치면 내년부터 절대 안하신다는 말로 되받아치기 일쑤에... 겨울이 유난히 따뜻했던 어느 해 눈이 잘 안보여 곰팡이 난 것을 확인을 못해 한바탕 난리를 겪은 적도 있었고....어둑해진 저녁 곶감을 가지러 올라갔다가 엉성한 계단이 안보여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발목을 다쳐 그 겨울 내내 병원신세를 진적도 있었었잖아.... 아~ 가을.....가을이 내게는 낭만의 계절이 아니었어! 그래서 가을을 제대로 감상해 본 기억이 없었던거였어! 오늘은 아무탈 없이 마무리를 잘한 하루였는지 확인 전화를 자주 해야 하는 계절이 가을인거잖아~ 
아~~~이제 정말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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