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사설] 최소한의 가치와 존엄 지킬 수 있는 노동환경 보장道 아파트 경비 휴게시설 개선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 shnews
  • 승인 2021.09.24 15:44
  • 댓글 0

지난 2019년 8월 한 청소노동자가 직원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숨진 지 2년 만인 지난 6월 또 한명의 청소노동자가 유명을 달리한 사건이 발생했다. 청소노동자를 비롯해 경비노동자, 배달노동자의 반복된 죽음 뒤에는 이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환경이 있었다.

지난 2019년 사망한 청소노동자의 근무지는 지하 1층 계단 밑에 있는 1평 남짓의 공간이었다. 차마 휴게실이라고 표현할 수조차 없는 청소노동자의 휴게실은 에어컨은 고사하고 창문도 없어 곰팡내가 가득했고 겨우 환풍기 한 대만이 바람을 일으킬 뿐이다.

노동자의 죽음에도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 지난 6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청소노동자들이 화장실에서 식사하지 않도록 휴게공간 보장을 의무화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만 간헐적으로 지적돼왔다”며 “시민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나라에서, 선진국이며 4차 산업이 무슨 소용이냐. 휴식권은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이자 최소한의 권리”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가 경비노동자의 휴게권 보장을 위해 도내 공동주택 단지를 대상으로 휴게시설 개선비용을 지원하는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지원사업’을 올해 처음 도입했다.

앞서 경기도는 2018년 9월부터 경기도청과 도 산하 공공기관의 옥상 또는 지하에 있었던 청소원과 방호원의 휴게공간을 지상에 배치하고, 오래된 집기류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등의 근무환경 개선 조치를 한 바 있다. 이어 올해는 경기도시공사가 건설하는 33개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과 청소원의 휴게공간을 모두 지상으로 옮기도록 했다.

최근 경기도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통해 지난 8월 휴게시설이 설치된 13개 단지에 근무 중인 경비·미화노동자 74명을 대상으로 ‘온도, 채광, 환기, 면적, 위치’ 등 총 5개 항목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노동자 80%가 ‘만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매우 좋음’ 41.1%, ‘좋음’ 38.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통’ 12.7%, ‘나쁨’ 7.0%, ‘매우 나쁨’ 0.3% 순으로 답해 휴게시설 만족도 ‘보통’ 이상이 93%에 달했다. 이번 만족도 80%는 지난해 7월 9개 단지 노동자 62명 조사 때 만족도 73%보다 7%p 향상된 수치다.

경기도는 공공의 영역을 넘어 민간 아파트의 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인데 올해 제3회 추가경정예산에서 확보한 3억,5000만 원 추가 투입해 60개 공동주택 단지에 1곳당 5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수면실, 샤워실, 바닥시설 등 시설 개보수와 노후된 정수기·소파·에어컨 등 비품 구비·교체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도는 현재까지 총 7억 원의 예산을 투입, 121개 공동주택 단지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모두 정상추진 진행 중이며, 이중 포천, 용인 등 총 17개 시군 28개 단지가 휴게시설 개선을 완료한 상태이다.

경기도의 민간 아파트의 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사업은 그동안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던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휴게권 보장의 필요성을 알리는 등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권 보장에 큰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휴게실이 없어 좁은 경비실에서 쪽잠을 자던 경비노동자들이 새롭게 조성된 휴게실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거나, 지하 주차장 인근에 위치해 자동차 매연 등에 시달리던 경비노동자들이 지상으로 휴게실을 이전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열악한 노동환경에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공동주택 노동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시군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h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