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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거 정부의 문화정책은 구호에 머물고 중앙중심적인 측면이 없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4년 1월 제정 공포된 ‘지역문화진흥법’이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정부는 정권반대 문화예술인에 대한 블랙리스트만 양산하기도 했다.
현 정부가 제시했던 ‘문화비전 2030’은 사실 정부가 아닌 민간이 의제를 주도해 내용을 구성하고, 정부가 제안된 정책의 구체화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크게 개인의 자율성 보장, 공동체 다양성 실현, 사회의 창의성 확산을 기치로 내세웠는데 그 중에 필자는 ‘지역문화 분권 실현을 통해 문화도시 및 관광매력 거점도시 육성’과 ‘주민 참여를 통한 공론·학습·해결의 문화플랫폼 모델 확산‘과 ’문화를 통한 지역주민 삶 개선 정책 추진‘이라는 방향에 주목했었다.
이미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에 현 정부가 추구해야 할 문화다양성, 지역분권의 정신은 제시되어 있었지만 실상 지역문화진흥법의 제정 취지가 제대로 살린 지방정부의 후속 조치들이 뒤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우선 지역문화 활동 주체들이 지역문화진흥법에 관심을 갖고 법에서 위임된 사항에 대한 조례를 제정해야 하는데 이 역시 미진한 실정이다. 먼저 문화관광체육부에서 문화예술정책의 일관성과 지역문화의 개별성이 조화를 이루도록 각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여 조례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규를 제정함으로서 실질적 문화분권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정부는 문화소비자인 시민 중심을 강조하고 있는 법의 취지에 따라 기존 문화예술 관련 조례 및 정책의 재정비를 추진해야 하는데 그러한 움직임은 거의 없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역문화재단은 존재의 필요성을 법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둔 반면 중앙정부와 협의 채널이나 지역 내 논의의 장을 펼치는데는 제한을 가지고 있다. 지역문화재단의 운영내실화를 위해서는 지역문화예술을 진단하고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제안하는 법적 지위를 가진 지역문화예술위원회의 구성이 시급하다.
중앙정부는 지역문화예술위원회 구성을 위한 상위 법규의 정비와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지방정부는 이에 따르는 지방조례 및 규칙을 제정 및 개정하여 전문인으로 구성된 지역문화예술위원회는 지역문화예술 정책과 지원의 안배와 균형을 감시하고 효과적인 지역문화 창달을 위한 제안을 하도록 활동을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특히 지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역문화단체가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되 공무원의 문화예술정책에 직접적 개입을 최소화하여 독립성을 갖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함과 동시에 전문가의 적극적 참여와 자율적 결정을 보장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갖추는데 정부와 지방 그리고 문화예술인들이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문화예술위원회는 전문성과 집행능력을 강화하고, 문화예술지원사업의 기금운용을 포함하여 지역문화재단, 문화정책연구소 등 산하 기구를 설치 운영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문화예술의 지방분권을 이루는 전제이자 방향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치권과 행정권의 열린 시각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지역문화 예술가들이 장르별 이기주의를 벗어나 지역민을 위한 예술창작 역량 강화는 물론 문화 사업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을 갖추는 시민전문가의 영입과 제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제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자들은 문화예술의 지방분권 및 다양한 활동을 위하여 조속한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치 조례 입법 및 시행을 위해 공청회를 갖고 문화예술가전문가와 시민의 참여로 실질적 지역문화 분권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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