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취임한 민선7기 임병택 시흥시장은 당시 태풍 ‘쁘라삐룬’의 한반도 북상에 대비해 취임식을 생략하고 재난안전대책 상황점검 등을 첫 공식 업무로 시작했다. 시청에 첫 출근한 날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임병택 시장은 취임 3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재선을 준비 중인 임 시장 앞에는 지나온 시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짧은 시간이 남아 있다.
임병택 시장 임기 중 꼽을 수 있는 치적 중 하나라면 ‘인구 50만 대도시 진입’일 것이다. 2018년 7월 취임 당시 43만이었던 시흥시 인구는 계획된 택지(도시)개발 준공과 지속적인 도시 성장으로 전국에서 17번째, 경기도내에서 11번째 대도시 진입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혹자는 인구 50만 대도시 진입이 택지(도시)개발 준공 등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결과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2020년 말 기준 인구 50만 돌파를 위해 애썼던 임 시장이나 공직자들의 노고를 간단히 치부해서는 안 된다.
시흥시(임병택 시장)는 인구 50만 대도시 진입을 앞두고 대대적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 눈여겨 볼만한 것은 기획·조정 능력 강화를 위한 기획조정실 신설이다. 인구 50만 대도시 진입에 따라 시흥시는 6월 예정된 2021년도 상반기 인사에서 시흥시청 개청 이래 최초로 3급(부이사관)을 자체 배출하게 될 전망이다. 아마도 3급 부이사관은 기획조정실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4급 공로연수 및 명퇴 등으로 서기관 승진요인이 3자리 발생하고, 5급 공로연수 및 명퇴와 배곧동 분동 등에 따라 연쇄적으로 5급 사무관(최소 9명), 6급 팀장, 7·8급 등 직원들의 승진이 이어진다.
현재 3급(부이사관) 승진 요건을 충족하는 후보자(4급 서기관)는 3명이다. 그리고 시흥시 최초의 부이사관에 오르기 위한 이들 후보자들의 움직임은 가히 필사적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최종 결정은 인사권자인 임병택 시장의 몫이겠지만 말이다.
임병택 시장이 2018년 7월 취임한 이후 처음 실시한 인사위원회(8월)에서는 공로연수 4개월 여를 앞둔 A과장이 서기관으로 승진해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했다. 임 시장은 그해 12월 단행한 승진인사에서 또 다시 6개월 임기 B서기관(명예퇴직)과 C사무관(공로연수) 등을 명단에 올렸다. 6개월 임기 서기관, 사무관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이후 임병택 시장은 보통 1년~1년 6개월 임기의 서기관이나 사무관을 승진시키며 가장 무난하게 ‘공직 경력+나이’를 승진 요건으로 삼았다. 여기에는 임 시장의 타고난 심성, ‘온정주의’도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승진은 이뤄야할 꿈이고 성공의 결과물이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승진은 더더욱 그러하다. 예전에는 ‘지방공무원의 꽃’을 5급 사무관이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서기관’까지도 꼽는다.
민선7기 임병택 시장의 잔여 임기가 1년 조금 넘게 남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임 시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는 것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딱히 공천에서 배제되어야 할 ‘과오’가 없고 임 시장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송영길 국회의원이 당대표로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이끌 것이라는 부분도 임 시장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임병택 시장의 재선을 바라는 ‘이너서클(?)’ 중 한 사람은 “임 시장으로부터 ‘나와 코드를 맞춰 일할 수 있는 공직자가 드물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건데 이는 공직자의 문제라기보다는 임 시장의 ‘온정주의 인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임 시장께서 공평한 인사라며 ‘공직경력+나이’를 승진 요건 중 하나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옳지만 때로는 자신과 함께 시흥시의 미래를 생각하고 더 나은 그림을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발탁인사’도 필요하다. ‘공직경력+나이’를 앞세운 승진 인사는 조직의 긴장감을 떨어트리고 공직자들을 안주하게 만든다. 그래서 아마도 “마음 맞춰 일할 수 있는 직원이 없다”는 임 시장의 독백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정치인 누구나 그렇듯 임병택 시장 또한 재선, 더 나아가 3선까지 생각하고 이를 발판으로 더 큰 정치를 펼치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요구되는 것은 ‘공평인사’에 더해 ‘발탁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인사는 임병택 시장의 고유권한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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