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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발 전국구 … 유튜브 <문학TV>로 한국문단 휘젓는 ‘씨앤씨플랫폼’
  • 오세환 기자
  • 승인 2021.05.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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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동 상아어린이공원 인근의 한 다가구 주택. 이 건물 201호 앞에는 하루에도 십 수 권의 책들이 쌓인다. 대부분 유명 작가들의 신작이다. 간판이 없어 이곳에 왜 이렇게 많은 책이 쌓이는지 이웃조차 잘 모르는 상황. 그러나 이 작업실의 유명세를 전국의 문인들과 출판사들은 잘 안다. 이곳이 바로 씨앤씨플랫폼이 운영하는 유튜브 <문학TV> 편집실이다. 이 회사의 최희영 대표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출신으로 한국문단이 알아주는 영상기록가이자 작가다. 그가 25년째 살고 있는 자택 옆에 <문학TV> 편집실을 차려놓고, 매주 시흥 발 고품격 문화 콘텐츠를 지구촌 곳곳으로 배포 중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최희영 대표를 만나 그의 시흥 예찬과 활동 반경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2007년 평양 취재


◆평양, 금강산 등 북녘땅 10회 이상 드나든 디지털 기록 원년 멤버
씨앤씨플랫폼은 세 가지 일을 한다. 그 하나가 <문학TV> 운영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예술계 영상제작 사업이다. 그리고 나머지 다른 하나는 출판 사업이다. 
이 모두가 오랫동안 작가이자 영상기록가로 활동하며 다져온 최희영 대표의 전국적인 인맥과 그의 전문성 때문에 가능하다. 그는 2005년 평양 남북작가대회를 특별 취재하고,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위해 십 여 차례 북녘땅을 드나들었을 만큼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또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주빈국 행사를 비롯 국내외에서 펼쳐진 한국작가들의 활동 전반을 15년 이상 영상으로 기록해온 우리 문단사의 독보적인 존재다.

2005년 백두산 취재
문인협회 이광복 이사장 인터뷰


◆오만태 전 한국사진작가협회 시흥지부장과의 적극적인 케미로 퀄리티 높여 
씨앤씨플랫폼은 최근 몇 년 사이 중요한 족적 몇 가지를 남겼다. 통일시대를 앞두고 남북 언어학자들이 함께 만들고 있는 ‘겨레말큰사전’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2019년 12월 서울시민청에 홍보관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상영될 홍보영상을 씨앤씨플랫폼이 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월드비전 70주년을 맞아 이를 널리 알리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5개국어 버전의 영상도 씨앤씨플랫폼의 손을 거쳤다. 
또 최근에는 서정대학교 2021 비대면 졸업식 및 입학식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이들 작업에는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오만태 전 한국사진작가협회 시흥지부장과의 완벽한 호흡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2020년 오월문학제 취재(김준태 시인), 이시백 소설가 인터뷰, 유네스코. 겨레말큰사전 국제학술포럼 취재, 우즈베키스탄 아랄해포럼 취재

 


최희영 씨앤씨플랫폼 대표


“시흥은 ‘흥의 시원’ … 서울과 인천공항 사이라 국내외 콘텐츠 제작에 적합”


 “25년 전 소설 쓰러 들어왔다가 월곶포구와 소래산에 반해 대선 투표만 5차례 했을 정도로 생의 반가량을 여기서 지냈네요.”(웃음)  
최희영 대표는 얼마 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가족과 함께 마애보살입상 앞에 합장하러 소래산에 올랐다가 산 아래로 드러난 스카이라인의 변화를 보며 지난 25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고 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다 1997년 소설을 쓰고자 회사를 그만두고 집필실을 찾아 정착한 곳이 이곳 시흥이었다. 
그의 고향은 충남 아산이다. 처가 사랑이 유별났던 신혼의 남편이 서해안고속도로만 타면 아침저녁으로 장모님 손맛을 볼 수 있는 이점도 크다며 시흥을 권했다. 당시 이미 개통돼 있던 인천-안산 구간에 이어 안산-당진 구간의 개통을 막 앞두고 있던 시점. 그러고 보니 친정 가는 길도 편하고, 경인2고속도로가 있어 서울 접근도 편한데다 월곶포구에 소래산까지 품은 시흥은 실로 ‘흥의 시원’이란 생각을 하며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아들을 여기서 낳았어요. 1998년 생인데 소설 쓰러 왔다가 더 큰 작품을 쓴 거죠. 얼마 전 부처님 오신 날 하늘이 아주 맑았는데, 아들은 소래산 정상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군대 갔다 오니까 지하철도 개통돼 있고 우리 시흥이 확 변했다며 웃더군요.”
그의 아들은 애니메이션 작가다. 또 그의 남편 또한 문화예술 계통에서 일한다. 그가 대표로 있는 씨앤씨플랫폼은 가족 모두가 한 길을 걸으며 때론 ‘따로’, 때론 ‘같이’ 형식으로 운영한다. 영상제작에 들어갈 캐리커쳐가 필요할 땐 애니메이터인 아들이 돕고, 음향작업이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땐 문화예술계 왕발인 남편이 나선다. 
이런 제작 구조다 보니 생산성이 높다. 코로나-19로 홍역을 치렀던 지난 한 해만도 자체 채널인 <문학TV>를 꾸준히 운영하면서도 <유튜브 ‘겨레말TV’ 제작 대행>(5월~12월), <월드비전 70주년 기념 영상 제작>(7월),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가 발주한 <시대정신, 선비정신’ 다큐멘터리 제작>(8월) 국제펜 한국본부가 의뢰한 <제6회 세계한글작가대회 기록 다큐 제작>(9월), <유튜브 방송 ‘A의 모든 것’ 제작 대행>(8월~12월), <중앙대 문창과 70주년 기념영상 제작>(10월), 한국소설가협회 주관 ‘무예소설’ 화상 토론 총괄 제작(11월), 충청북도 주관 비대면 무예소설 시상식 오프닝 영상 제작(12월), 겨레얼국민운동본부가 발주한 <손기정 기념다큐 제작>(12월) 등 많은 실적을 냈다.
또한 금년에 들어서도 <서정대 비대면 졸업식 및 입학식 영상 제작>(2월), <중앙대 문창과 70주년 기념 영상 2차 제작>(3월), 한국산문작가협회 15주년 기념식 유튜브 생중계(4월), 보건복지부가 발주한 우즈베키스탄 아리랑요양원 10년 다큐 제작(5월) 등 바쁜 행보 속에 있다.
“아이 출산 때문에 소설은 포기하고, 육아에만 전념하다 남편이 밀어줘서 세 살짜리 아들과 함께 중국 유학을 갔었어요. 소수민족학을 공부하고 싶었지요. 그러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영상시대를 준비하며 카메라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평양에서 광복 뒤 60년 만에 첫 남북작가대회를 개최한다고 해서 무보수 영상기록팀으로 따라갔던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평양에서 돌아온 뒤 그는 곧바로 독일로 떠났다. 마침 그해 우리나라가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초대됐는데, 평양에 함께 갔던 황지우 시인이 그 행사의 총감독을 맡아 그에게 도서전 문학행사 전반을 영상기록해 달라고 요청해온 것. 
“프랑크푸르트 체류 1개월 경험이 큰 자산이 됐습니다. 이후 국내외 문학 행사 대부분을 영상으로 기록하게 됐고, 고은 시인이며, 황석영 소설가, 김훈 작가, 신달자 시인, 백낙청 문학평론가 등등 내로라하는 거의 모든 문인들의 영상 DB가 쌓여 시흥편집실이 대한민국 디지털문학관의 역할까지 하게 돼 시흥은 역시 흥의 시원이란 25년 전 판단이 틀리지 않았구나, 종종 생각하는 중입니다.”(웃음)
그는 이 같은 광폭적인 행보 사이사이에도 세 권의 책을 펴냈다. 2008년 라오스를 여행하고 돌아와서 쓴 라오스기행서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와 2014년에 집필한 인천 골목기행서 《삼치거리 사람들》, 그리고 2019년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하고 돌아와서 쓴 그 지역 인문여행서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가 그것들로 이들 모두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이젠 작가 대열에도 합류했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2019년 초에는 시흥시청에 출판사 등록까지 마치고 <도서출판 라운더바우트>란 이름으로 《데미안》 출간 100주년 기념 기획 《내 삶에 스며든 헤세》(2019. 5), 《고려인 길 따라 동학 길 따라 근대 100년의 뿌리를 찾아서》(2019. 8) 등 몇 권의 책을 출간했고, 지난해에는 《우즈베키스탄 아리랑요양원 10년사》와 영화시나리오집인 《황무지 5월의 고해》를 편집 대행하기도 했다.   
“시흥 문화예술계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지내고 싶은데 별로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 기회에 많은 분들과 만나게 되면 좋겠어요. 사실 제가 전국의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학교 등에 많은 강의를 나가는데 시흥에서는 한 번도 안 불러 줘서 섭섭했어요. 시흥신문의 영향력을 한 번 보겠어요. 이 기사 나가면 어떤 반응들이 올지”(웃음)
오늘도 인터뷰를 마치면 소래산에 오를 거라며 아들이 좋아하는 음료수를 챙기는 최희영 대표의 흥이 한 옥타브쯤 높다. 그가 말한 대로 그의 원초적 ‘흥의 시원’이 바로 우리가 사는 도시 시흥이기 때문이리라. 다음 약속만 없었다면 그를 따라 소래산에 올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오세환 기자  osh63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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