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동 분동’과 관련한 「시흥시 동의 명칭 및 관할구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시흥시의회 제288회 임시회기(5.11.~5.14.) 중 해당 상임위인 자치행정위원회와 본회의장에서 표결 끝에 원안대로 가결됐다.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12일 제1차 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심사 보류’했고 13일 열린 제2차 회의에 재상정해 2시간여 토론과 질의를 벌인 뒤 표결 끝에 ‘찬성’ 5명, ‘반대’ 1명으로 해당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후 14일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 박춘호 의장이 해당 안건 처리에 앞서 ‘이의 여부’를 물었고 안선희 의원 등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안선희·홍원상 의원의 반대토론에 이은 표결(전자투표)을 통해 13명 출석 의원 중 ‘찬성’ 8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원안대로 가결됐다.
해당 안건 처리 과정에서 방청 온 배곧주민들이 ‘회의장을 소란하게 했다’는 아유로 강제 퇴장 당하는가 하면 회의장을 방호하고 있는 청원경찰 및 시청 직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여 청원경찰 1명과 주민 2명이 쓰러져 각각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호송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자치행정위원회는 해당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하며 시정부에 ‘향후 업무추진 시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 줄 것과 학교 배정은 교육지원청 소관이지만 배곧 주민들의 학교 배정에 대한 우려가 많으므로 시에서도 적극적으로 학교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시흥시에 따르면 올 4월말 기준 배곧동 인구는 71,201명이다. 이는 인천 강화군(69,089명), 경기 과천시(68,955명), 강원 홍천(68,681명), 전남 해남군(68,229명), 충남 부여군(64,527명) 등의 기초자치단체보다 많은 경우이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 자료에 기초한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인구 10만 명 미만 도시는 93곳(40.6%)이고 이 중 배곧동보다 인구가 적은 도시는 86곳에 이른다. 그만큼 분동 전 현재의 배곧동 인구는 어지간한 기초자치단체와 맞먹을 정도로 비대해지면서 늘어나는 행정수요를 배곧동이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흥시는 2018년 10월 8일 정왕4동을 정왕4동과 배곧동으로 나눴다. 이후 배곧신도시 개발이 가속화되며 배곧동 인구가 급속하게 늘었고 이에 2019년 4월 16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배곧 행정동 공론화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며 배곧신도시를 한 개동으로 구성된 대동(大洞)으로 유지할 것인지, 2개동으로 분동(分洞)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시흥시는 이후 그해 5월 28일 배곧 행정동 건립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분동을 결정했다. 또한 2020년 6월에는 배곧동 법정동 설치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83%에 달하는 주민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그 해 9월 행정안전부에 배곧동 법정동 설치를 신청했으며, 그로부터 약 7개월 만인 지난 4월 6일 행안부로부터 배곧동 법정동 설치를 최종 승인받게 됐고 「시흥시 동의 명칭 및 관할구역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2021.4.9.~4.29.)하며 분동 절차를 진행했다.
시정부가 분동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비대해진 배곧동의 원활한 행정수요가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조례개정은 반드시 시흥시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고 주민대표기관으로서 시흥시의 정책과 입법, 기타 시정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의결권한’은 시의원들의 고유 권한인 것이다.
배곧동 분동과 관련해 주민이나 시정부, 시흥시의회 그 누구도 갈등을 조장하거나 분란을 야기하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하면서 흥분한 주민들을 진정시키는 한편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하거나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모른 척하는 것처럼 하다가 주민들을 선동하고 부채질하는 모양새로 비쳐진다면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시흥시의 모든 정책이 시민 100%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렇다고 시흥시나 시흥시의회가 주민불편을 저버린 채 행정편의로 시정책을 판단·결정하지는 않는다.
배곧동 분동과 관련해 누군가는 적극 찬성하고 누군가는 극렬하게 반대한다. 이제 정책은 결정됐고 실행을 앞둔 현재 주민과 시흥시, 시흥시의회가 함께 갈등을 넘어 더 나은 배곧동을 위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머리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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