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개월여 사이 시흥시의회가 연이어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면서 의원들 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시흥시의회는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복희 전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위해 지난 3월 16일 제28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 같은 달 26일까지 운영했다.
당사자인 이복희 전 의원은 윤리특위의 징계 결정이 나기 전인 23일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윤리특위는 이 전 의원의 사퇴서 제출과 상관없이 마지막 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제명’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박춘호 의장이 윤리특위의 결과보다 이복희 전 의원의 ‘사퇴의 건’을 먼저 처리하면서 결과적으로 윤리특위의 ‘제명’ 결정은 무의미해졌다.
그리고 LH 직원 등의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이 불거질 즈음에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인 이상섭 시의원의 배우자가 2017년 12월 정왕동V-City 사업 지구 내 토지를 매입하고 이듬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상섭 의원의 선거공보물에 ‘V-City 사업 조기 추진’, ‘V-City·배곧신도시 연결 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을 문제 삼은 언론이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당시 민주당은 이복희 전 의원의 투기의혹 사과 기자회견을 열며 고개를 숙였고 국민의힘도 이복희 전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 구성의 건을 제안하며 전 민주당 소속 의원이었던 무소속 이상섭 시의원 부인의 투기의혹을 걸고 넘어갔다.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섭 의원은 제286회 임시회기 중 같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으로부터 “상임위 회의 진행에 앞서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 또는 사과할 것”을 요구받고 자치행정위원회 회의장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상임위원회 회의장 사과로 끝날 것 같았던 이상섭 의원 ‘땅 투기’ 의혹 건은 5명의 의원들이 서명해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결국 박춘호 의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제28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품위 유지 등을 위반한 이상섭 시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 건을 심사하기 위해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태경)가 제안한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의 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창수(위원장)·오인열(부위원장)·안선희·홍헌영 의원과 국민의힘 홍원상·성훈창·안돈의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된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1차 회의를 열어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하고 오는 5월 13일 2차 회의에서 이상섭 의원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상섭 의원은 13일 열리는 윤리특위 2차 회의에 직접 출석해 소명하기 보다는 서면으로 소명(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섭 의원 징계 요구와 관련한 윤리특별위원회 김창수 위원장은 “물론 ‘토지 매입’ 자체는 사실이지만 이를 투기의혹으로까지 몰아가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과연 이러한 부분까지 윤리특위를 구성해 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윤리특위 위원이자 국민의힘 대표의원인 홍원상 의원은 “언론에서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으로서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윤리특위 구성을 요구,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상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되었다가 현재 무소속으로 남았지만 더민주당 의원들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겠는 가”라는 입장이다.
오는 5월 13일 예정된 2차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징계수위가 어떤 식으로 결정될지, 그 결과가 그 다음날(5.14일) 본회의장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우려되는 것은 시흥시의회가 툭하면 윤리특위를 구성하다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이상섭 의원 징계와 관련해 윤리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7명의 시의원들이나 빠져 있는 다른 시의원들의 생각은 현재 복잡 미묘할 뿐 아니라 그간의 상황을 옆에서 보면 정치적 복마전과도 같다.
이번을 기회로 ‘시흥시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에 규정한 것처럼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의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하며 의원상호간의 예의와 인격을 존중하는 시흥시의원들로 거듭나시기를 바란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