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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월요단상] 순천향교회 담임목사 윤민영
  • 시흥신문
  • 승인 2021.03.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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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선생님 작시 하시고 김동진선생님 작곡하신 「봄이오면」의 시가 생각이 나는 계절이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넛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가사에는 봄을 기다리는 소박한 마음이 담겨 있으며, 곡의 느낌도 가사와 같이 소박하고 담백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이 노래를 작곡하신 김동진선생은 평안남도에서 목회하시는 김화식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교회에서 풍금을 보고 서양 음악에 눈이 열렸다. 아버지가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김일성을 비판하자 감옥에 붙들려가서 옥고를 치렀다. 6, 25가 터지면서 월남한 김동진은 남쪽에서 음악의 탁월함이 북한식이라거나 소련식이라고 비난을 받으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김동진선생이 대한민국에서 그럼에도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1963년도에 경희대 총장인 조영식박사가 음대교수로 발탁하면서이다. 후에 음대학장까지 지냈다. 그는 퇴임할 때까지 지독한 이북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학생들에게 많은 존경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말년에 베토벤처럼 귀가 들리지 않아서 또 고생을 하였다. 그의 인생길이 험난했음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봄이 오면이라는 김동환선생의 시를 보는 순간 눈물겹도록 노래로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계절의 봄 만 아니라 마음의 봄도 세상의 봄도 기다리는 마음일 것이다. 그는 수선화와 목련화 그리고 이은상 시인의 가고파를 작곡하신 분이다. 험한 굴곡의 인생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다. 지금 우리는 봄이 오면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깊고 어두운 터널을 힘겹게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다. 
호주 시드니에 사는 우리 교민이 고국을 다녀가는 길에 개나리 가지를 꺾어다가 자기 집 앞마당에 축축한 땅에 꽂기만 해도 살아남는 나무여서 옮겨 심었다. 이듬해 봄이 됐다. 맑은 공기와 좋은 햇볕 덕에 가지와 잎은 한국에서 보다 무성했지만, 꽃은 피지 않았다. 첫해라 그런가보다 여겼지만 2년째에도, 3년째에도 꽃은 피지 않았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됐다. 한국처럼 혹한의 겨울이 없는 호주에서는 개나리꽃이 아예 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온을 거쳐야만 꽃이 피는 것은 전문용어로 '춘화현상'이라 한다. 튤립, 히아신스, 백합, 라일락, 철쭉, 진달래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인생은 마치 춘화현상과 같다. 눈부신 인생의 꽃들은 혹한을 거친 뒤에야 피는 법이다. 그런가 하면 봄에 파종하는 봄보리에 비해 가을에 파종해 겨울을 나는 가을보리의 수확이 훨씬 더 많을 뿐만 아니라 맛도 좋다. 인생의 열매는 마치 가을보리와 같아서 겨울을 거치면서 더욱 풍성하고 견실해진다. 마찬가지로 고난을 많이 헤쳐 나온 사람일수록 강인함과 향기로운 맛이 더욱 깊은 것이다. 지난 1년 넘게 펜데믹현상으로 온 세계는 몸살을 알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봄이 어김없이 오고 있다. 혹독한 시간을 보냈기에 춘화현상을 기다리면 봄 노래를 부르련다. 계절의 봄이 오는 것처럼 깊은 어둠을 견딘 만큼 희망의 노래를 더욱 힘차게 부르며 새날을 준비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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