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으로 만나는 시흥】
시흥신문은 ‘아름다운 고장 시흥을 자랑하고 시흥사람의 삶을 노래’한 김윤환 시인의 시집 「시흥, 그 염생습지로」에 수록된 시를 매주 한편씩 황학만 화백의 시화와 함께 게재하면서 독자들에게 시와 그림을 통해 시흥을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벽돌의 성자
- 제정구를 기억하며 -
시 : 김 윤 환 / 그림 : 황 학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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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땅이 되어
누군가의 삽이 되어
꽁꽁 얼은 그 겨울을 떠나
벚꽃닢 흰 눈처럼 날리는
사월을 지나 뜨거운 여름
찍고 또 찍어내던 눈물의 벽돌
아, 마침내
반석이 되어 기둥이 되아
매화벌 들녘의 가을노래처럼
보금자리가
복음자리가 되는 날 동안
그 벽돌에 새겨진 사랑
지금도 온돌이 되어
지금도 바람막이가 되어
무너지지 않는 기둥이 되어
마침내 지워지지 않는
노래가 되어버림
그 성자
그 벽돌
※제정구.
빈민 운동가이자 정치가이다. 70년대 후반 도시빈민들을 모아 경기도 시흥시에 복음자리 마을을 세웠으며 민주화와 빈민운동에 앞장서왔다. 1986년 정일우 신부와 함께 막사이사이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14, 15대 국회의원, 저서로는 「가짐 없는 큰 자유」 등이 있다. 1944년 3월 1일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1999년 2월 9일 시흥에서 향년 54세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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