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특수학교 설립, 지금 시작해도 늦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시흥시 관내 장애학생은 약 600여명. 시흥 관내에 특수학교가 없어 상당수 학생들은 타 지역 특수학교에 입학하거나 전학을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생업으로 이사할 수 없는 장애학생 부모들은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등하교를 위해 장거리를 오간다.
시흥신문은 「시흥시 특수학교 설립, 지금 시작해도 늦었다」라는 기획 기사를 네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기획 기사는 경기도의회 장대석 도의원이 주관한 ‘시흥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집을 기초했음을 밝힌다. -편집자 주-
(1) 통합교육 시대, 특수학교 설립 필요성은?
(2) 교육 선택의 기회,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3) 장애학생 직업재활과 특수학교의 연계
(4) 시흥의 특수교육 현실 및 행정기관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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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 만에 개교한 서울지역 첫 공립특수학교인 서울나래학교.(출처=서울나래학교 홈페이지) |
최근 설립된 서울지역 특수학교, 17년 만에 결실
왜 특수학교 설립 때만 ‘주민설명회’를 해야 하나?
“보통의 일반 초·중·고등학교를 설립할 때는 하지 않는 ‘주민설명회’를 왜 특수학교를 설립할 때에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입니까? ‘특수학교 설립’ 계획 얘기만 나와도 해당지역 주변 곳곳에는 특수학교 반대현수막이 걸립니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왠지 장애자녀를 둔 죄인 같아 먼 곳으로 돌아다녀야 될 거 같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취급을 받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에게나 교육을 선택할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뇌병변1급과 지적장애1급을 동반한 중증의 중복장애 자녀를 둔 한 엄마(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회장)의 진심어린 호소의 말이다.
특수학교 설립은 정말 어렵다. 진행이 안 되면 설립촉구 기자회견, 주민설명회, 반대하는 주민들 설득, 최후에는 농성도 해야 하는 등 이러한 갈등을 겪은 후에 가까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수학교이다. 특수학교 설립 초기에 선정부지가 무산되면 부지선정에만 몇 년씩 추가로 더 걸리고 표류 하게 된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개교한 서울나래학교는 17년 만에 세워진 서울지역 첫 공립 특수학교이다. 그리고 2020년 예정인 서진학교, 2024년 설립예정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중랑구청이 협약식을 한 동진학교가 있다.
강서구에 위치한 서진학교는 당초 2013년 11월 25일에 공진초 부지에 설립 행정예고 공고 후 2016년 3월 개교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013년 12월 서울시의회는 절차상 문제를 삼아서 초기 예산편성을 하지 않아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2014년부터 이어서 설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서진학교의 진행이 지지부진하자 학부모들은 2016년도에는 학교설립에 관한 교육청발표를 이끌어 내기위해서 서울시교육청으로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등 물리적 행동에 나섰고 그해 8월 31일 서울시교육청이 2차 행정예고를 하고 2017년 7월에 1차 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되다시피 했다. 학부모들은 2017년 9월 5일 서진학교 2차 설명회 당시 지역주민들의 욕설과 모진소리를 참아내고 무릎까지 꿇어 가며 호소하기도 했다.
정순경 회장은 “특수학교를 시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과거 사회복지법인의 생활 시설, 장애인을 위한 교육시설로 특수학교가 설립되어서 폐쇄적인 인식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특수학교를 많이 만들어서 장애학생들을 다 특수학교로 보내고 비장애학생들만 일반학교에서 교육받게 하면 둘 다 수월하지 않겠느냐고도 하지만 어느 곳보다 열려있어야 하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해야 하며 인근 학교와 통합교육을 교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순경 회장은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듯이 학교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일반학교 특수학급, 특수학교 순회학급 등등 여러 가지 형태의 교육기관을 구성하고 다양한 욕구를 채울 수 있도록 발전되어야 한다.”라며 “향후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위한 더 나은 교육기회 제공은 당연한 것이지만 통합교육을 특수교육 쪽에서만 부르짖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일반교육에서 통합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해 학부모님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속하게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연 기자 sh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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