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시흥시 뿐 아니고 전국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이 방송이나 지면, 주요 포털을 장식하며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재난기본소득’은 일부 지역 광역단체장이 최초로 제기하며 핫이슈로 떠올랐고 경기도 이재명지사는 발 빠르게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위기 타개를 위해 경기도민 누구나 소득이 많든 적든, 연령에 상관없이 1인당 10만원씩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지사는 “일부 고소득자와 미성년자를 제외하거나 미성년자는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기본소득의 이념에 반하고 고소득자 제외는 고액납세자에 대한 이중차별인데다 선별비용이 과다하다.”며 보편적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취지를 설명했다.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필요 재원은 2020년 2월말 주민등록인구통계(1,326만5,377명)를 기준으로 1조3,642억 원으로 집계됐다.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발표 이후 도내 일부 지자체들도 경쟁하듯 ‘재난기본소득’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포천시는 시민 1인당 40만원이라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흥시(임병택 시장)도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 발표 이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지난달 26일 “선택적으로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 자영업자, 임시직 근로자 등 2만5천여 명에게 1인당 100만 원씩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한다.”며 관련 코로나19 대응 추경예산 669억 원을 긴급 편성해 시흥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임병택 시장의 고심에 찬 정책 결정이 빛을 발하기도 전에 지난달 30일 같은 당 소속 문정복·조정식 총선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임병택 시정부가 선별 지원하기로 한 ‘긴급재난지원금’에 더해 시민 1인당 5~10만원 상당의 재난기본소득 보편적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두 명의 총선 후보와 더민주당 소속 시의원과 도의원들까지 합류한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본 필자는 시흥시 정부에 대한 간곡한 요청이기보다는 압박 아닌 압박처럼 느껴졌고 이러한 형상은 중앙정치가 과도하게 지방정치를 옥죄는 모습처럼 비쳐지기도 했다는 것이 공직사회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모 시의원은 필자에게 “당정 간 소통되지 못한 부분이 있던 것 같다. 좀 더 논의를 했어야 했는데 임 시장이 서둘러 홍보하고 싶은 마음에 ‘선택적 지원’ 추경안을 편성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해 기사화됐지만 주말에 당정 간 협의를 마쳤고 오늘(30일) 기자회견도 임 시장이 요청했던 부분”이라고 변명과 설명을 오가는 애매모호한 말을 했다.
필자는 임 시장이 당초 제1회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보편적 지원인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과 연대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기 위함”이라는 선별적 ‘시흥형 재난지원금’ 대책에 공감했고 임 시장의 고뇌에 찬 결단에도 마음속으로 지지를 표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열린 시흥시의회 제274회 임시회에 부랴부랴 ‘선택 지원’에 더해 보편적 지원인 ‘시흥형 재난기본소득’을 추가로 지급하는 수정안을 제출한 것은 임 시장의 섣부른 과욕이 빚은 참사 아니면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보여준 듯 해 씁쓸하다.
임 시장은 추경안 제안 설명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지난 30일 전체 국민의 70%에 재난 대응 긴급생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시흥시 역시 선별적 지원을 보완한 보편적 지원(시민 1인당 10만원)으로의 확대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의 ‘긴급생계지원금’은 이전부터 논의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시장이 정부 정책 확정 이전에 ‘선택적 지원’을 결정한 것은 충분히 고심한 끝에 내린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과연 임 시장의 결정은 모 시의원의 말처럼 서둘러 홍보하고 싶어 한 과욕이었고 결국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섣부른 판단이 되어버린 것일까.
여하간 시흥시의 보편적 지원으로 시흥시민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더해 1인당 20만원을 받게 된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임시직 근로자 등 2만5천여 명은 긴급생활안정자금 100만원을 더 받고 말이다. 이로 인한 시흥시 재난기본소득 예산은 당초 250억 원에서 730억 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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