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화력발전소에서 대부도와 시화호를 거쳐 시흥시까지 이어지는 높이 80~170m의 송전철탑. 199년 7월 착공, 2004년 4월 준공한 송전철탑은 총 연장 78km, 137기로 이 가운데 68기는 시화호를 포함한 공유수면 위에 세워졌다.
최초 송전철탑 공사 당시, 환경단체 및 주민들은 시화호가 아닌 시화방조제를 이용한 지중화 공사를 요구했지만 한국전력공사는 엄청난 공사비 증액과 선진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공기 증가 및 기술상 문제점을 들어 환경단체 등의 요구를 묵살했다.
이후 송전철탑이 준공된 이후 환경단체와 안산·시흥·화성시 등 시화호 인접 지자체는 철새서식환경 위협 및 향후 해양레저관광개발계획에 장애물로 작용될 것이라며 지중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최소 1조원이 소요되는 막대한 사업비를 들어 시화호를 지나는 송전철탑 지중화에 난색을 표했다.
급기야 안산시가 2018년 3월 공유수면관리법과 공유수면매립법이 통합돼 2010년 1월 제정된 공유수면법에 송전선로를 ‘건축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해양수산부 질의 등을 거쳐 공유수면 점용료 219억 원(2013.3월~2018.5월)을 부과했다. 점용 공유수면 면적은 전체 선로 길이와 철탑 폭을 곱해 산정했다. 시화호 일대 공유수면에 설치된 송전철탑 68기 중 47기(총 길이 16㎞)가 안산시 관내에, 나머지 12기는 화성시, 2기는 옹진군, 7기는 농어촌공사 관할 공유수면에 각각 설치됐다.
이에 한전은 일단 점용료 전액을 납부 후 안산시를 상대로 점용료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했다. 1심 재판부 수원지법은 지난해 1월 “송전선로 설치 당시 철탑 점용료만 받기로 한 상태에서 송전선로를 건설한 한전과의 ‘선로 아래 공유수면 점용료 징수는 없을 것’이라는 신뢰를 위반했다”며 원고(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법원(서울고법)은 “안산시가 처음부터 공유수면 점용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논의한 자료가 없다”며 1심을 깨고 안산시에 승소판결을 내렸고, 지난 1월 30일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안산시에 매년 40억 원 가량의 점용료를 납부하게 됐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화성시와 인천 옹진군이 안산시와 같이 점용료 부과가 전망되고 공유수면 위 송전선로가 있는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5일 안산·시흥·화성시와 K-water가 시화나래 조력문화관에서 ‘시화호 송전철탑 지중화 등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송전철탑 지중화 문제를 공론화 했다.
또한 올해 초에는 2017년 이후 중단하였던 ‘시화호권정책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하고, 지난 2월 5일 실무위원회를 개최하여 송전철탑 지중화 등 개선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임병택 시장은 2020년 신년 언론인과의 대화 자리에서 “시화호를 가로지로는 송전탑이 관광개발의 큰 골칫거리”라며 “송전탑 철거를 정부가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시화호 주변 관광개발 계획으로 ▲시흥시는 시화MTV 거북섬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 웨이브파크’ 등 ‘해양레저복합단지’를, ▲안산시는 시화MTV 일대 17만8,200㎡ 부지에 종합 상업·위락시설인 ‘반달섬 프로젝트’를, ▲화성시는 송산면 송산그린시티 내 약 418만㎡ 규모의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 중이다.
안산·시흥·화성시와 K-water가 손을 맞잡은 ‘시화호 송전철탑 지중화 등 개선’의 선결 조건은 한국전력 측과 협상이지만 한전 측은 비용 문제를 들어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약 15년여 간 지속되어 온 ‘시화호 송전철탑 지중화’ 논의가 이번에는 반드시 관련 기관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로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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