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최근 경북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지방의원의 국외연수 ‘자체심사’를 차단하고 부당 지출을 환수하는 내용의 지방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개선해 지자체에 권고하는 등 지방의원의 외유성 국외연수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방의원의 해외연수는 매번 외유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현재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장을 의장·부의장 또는 운영위원장 등 지방의원이 맡으며 공무국외여행 심사는 형식에 그쳐왔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지방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 목적이 적합한지, 일정은 제대로 짜여 있는지, 여행비용은 과하지 않은 지 등을 자기들끼리 심사하고 의결하니 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지방의회 의원 해외연수 전면금지’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매우 찬성’ 51.4%·‘찬성하는 편’ 19.0% 등 70.4％가 찬성했고 반대는 26.3％, ‘모름·무응답’이 3.3％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모든 지역, 연령, 이념성향, 정당 지지층에서 찬성 여론이 대다수였는데, 부산·경남·울산(찬성 76.6% vs 반대 21.5%)과 대전·충청·세종(74.9% vs 23.7%), 경기·인천(71.4% vs 25.5%), 20대(81.3% vs 13.1%)와 30대(72.8% vs 24.4%), 50대(71.7% vs 25.2%), 중도층(74.1% vs 22.9%)과 진보층(72.5% vs 25.5%), 무당층(78.1% vs 19.1%)과 바른미래당(74.5% vs 21.7%), 더불어민주당 지지층(70.4% vs 26.9%)에서 찬성 여론이 70% 이상으로 높았다.
또한 서울(찬성 69.3% vs 반대 23.7%)과 광주·전라(67.8% vs 28.8%), 대구·경북(67.3% vs 30.0%), 40대(66.3% vs 29.6%)와 60대 이상(63.6% vs 34.5%), 자유한국당(68.1% vs 29.7%)과 정의당 지지층(68.1% vs 20.6%)에서도 찬성이 60% 이상의 대다수로 조사됐다.
시흥신문이 제8대 시흥시의회 출범과 함께 14명 현역 의원을 상대로 한 ‘지방의원 국외공무여행이나 선진지 견학 등이 의원 직무 향상 등 어떠한 목적 수행보다 단순 시찰, 방문, 접견 등과 같이 외유성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지방의원 국외공무여행이나 선진지 견학에 대한 견해’를 물었을 때 대다수 시흥시의원들의 생각은 ‘논란도 있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또는 ‘국외공무여행심사위원회 구성·개편 등 개선책 마련 후 엄격 적용’ 등 ‘공무국외여행’에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시흥시의회 ‘국외공무여행심사위원회’는 자신들을 위한 심사, 즉 ‘셀프심사’로 여행의 적정성 등을 판단했다.
정의당 시흥지역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당시 진행된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6인 의원의 해외연수(10.10~18일)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체험과 시찰이라는 미명 아래 진행된 정의롭지 못한 관광, 시민의 혈세를 낭비한 관광으로 연수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체험과 시찰(관광)에 소요된 경비를 반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연수’의 사전적 의미는 ‘학문 따위를 연구하고 닦는 것’이고 ‘견학’은 ‘보고 배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방의원의 국외연수는 의원들이 선진문물을 체험하며 견문과 시야를 넓혀 지방자치에 접목시킨다는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여행’이나 ‘외유’로 비쳐지고 간혹 일탈된 행동 등으로 지방의회의 무용론이나 심지어 지방자치 폐지론까지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천시의회 의원 3명이 최근 제천 의림지역사박물관에 접목할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와 교토지역 박물관, 저수지 등을 견학하는 주제답사를 자비로 다녀온 것은 무척 신선하다. 이에 더해 제천시의회는 앞으로 공식 국외연수는 배낭여행으로 전환하고 이마저도 시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국외연수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기회에 지방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강화해 철저한 국외여행 심사를 통한 계획의 합리성과 향후 성과를 도출하도록 함으로써 ‘혈세 낭비’를 막고 ‘외유성 연수·견학’ 시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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