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낯 뜨거운 시흥시 비정규 사업비 3천만 원[월요단상] 공계진 (사단법인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 shnews
  • 승인 2018.12.01 11:26
  • 댓글 0

2013년 조례가 통과되고, 2014년 설립 예산이 의회에서 승인되었었지만 시정부와 의회의 석연치 않은 행위로 인해 뒤집어졌었던 비정규센터(비정규직 및 영세사업장 노동자지원센터)가 2019년 예산으로 다시 반영되며 살아날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예산이 반영되고 위탁절차를 밟아가게 된 것에 대해 우선 환영한다. 앞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마지 않는다.
그런데 매우 걱정된다. 시흥시가 올렸던 예산, 그래서 당시 시의회가 2013년 하반기에 통과시켰던 예산은 1억7,500만원이다. 그런데 2018년에 시흥시가 올린 예산은 1억3,500만원이라고 한다. 그동안 시흥시 인구도 늘고, 시흥시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규모도 늘어서 이들을 위한 효율적인 사업 추진에는 적어도 2013년 예산보다는 늘어야 정상인데, 오히려 줄었다.
우리 연구소가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 자료를 갖고 2013년~2017년 시흥시 비정규직 비율을 추계해 보니, 비정규직 비율은 2013년 37.3%에서 2017년에는 36.4%로 0.9%감소하였다. 하지만 규모로 보면, 2013년 시흥시 전체 노동자 178,365명 중 비정규직은 66,530명이었지만 2017년 전체노동자 193,079명 중 비정규직은 70,281명으로 절대규모로는 오히려 늘었다. 2018년 10월에 조사되는 지역별고용조사결과는 2019년 5월에 공개되기 때문에 2018년 비정규직 현황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현재 추세라면 비정규직노동자 규모는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단순한 계산이지만 이 계산만 보더라도 이번 비정규직센터 설립을 위한 예산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이상한 것은 1억3천만 원 중 사업비는 3천만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비정규센터 설립 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조사 사업, 상담 및 교육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달랑 3천만 원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필자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비정규직 실태조사 하나만 해도 3천만 원 정도 필요하니 아마도 센터가 설립되면 실태조사 하나하고 말아야 할 것이다. 조사비를 줄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부실한 조사보고서가 나올 것이 분명하니 줄이는 것도 쉽지 않다.
경기도의 안산, 부천, 수원, 고양 등지에 이미 비정규센터가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중 안산의 비정규센터를 보면 1년 예산이 3억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 안산 비정규센터의 경우 공간을 안산시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3억 가까운 예산을 인건비와 사업비에 투여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은 4명 정도라 하고, 사업도 매우 다양하면서 알차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시흥은.... 매우 걱정스럽다.
“작게 출발 후 키워 가면 된다?” 안될 것은 없다. 그런데 어느 정도일 때 위의 명제가 성립된다. 이를테면 일할 사람은 두 명만 배치(위 예산으로는 그렇다)하고, 남의 사무실에 세 들어(저 예산으로는 번뜻한 사무실 내기 힘들다), 3천만 원 갖고 사업한다면 사업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그런 상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 두 명이 초과수당 없이(저 예산으론 초과수당 지급 불가) 초과근무를 하면서 죽어라 일하던가, 아니면 둘의 임금을 셋으로 나눠 1명을 임의로 더 쓰던가, 주어야 할 임대료를 주지 않고 사업비로 쓰던가 해야 한다. 이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비정규직을 위한 센터를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맞는가, 과연 시흥시라고 하는 지방정부가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예산은 시정부가 이미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이 이상한 예산을 바로 잡을 곳은 시의회뿐이다. 시의회가 나서서 비정규직을 위한 예산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낯 뜨거운 이런 예산을 바로잡아주길 기대해 본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h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