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대의민주주의와 주민참여예산제의 발전[월요단상] 김윤환 (시인·따오기아동문화연구회 회장)
  • shnews
  • 승인 2018.11.02 16:10
  • 댓글 0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는 선거제도의 불합리성뿐만 아니라 대의(大義)민주제도가 갖고 있는 모순에 기인하기도 한다. 시민주권이 한 번의 선거로 사실상 4년간 중지 상태에 가깝다. 한 선거구 구민이 적게는 수만 많게는 수십만에 이르는데 선거에서 그 표 차이가 얼마이건 당선된 한 사람이 수만 혹은 수십만의 전체 민의를 임기 내내 대신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제한된 주권재민(主權在民)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지방정부의 주권 참여를 위해 생긴 제도가 이른바 주민참여예산 제도이다. 이 제도는 그 이름만큼이나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지방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또한 여전히 불안정한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의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예산범위의 확대다. 동네 축제나 민원성 소액 규모의 사업에 국한한 참여예산에서 주요 지방예산에 대한 공청회나 시민투표 등이 참여의 폭이 좀 더 확대되어야 한다.
특정 정당의 추천으로 선출된 지방의원이 모든 분야에서 시민보다 탁월할 수 없다면 주요사업과 예산 책정에는 반드시 시민 전문가를 통해 양질의 의견을 청취하고 시민들과 함께 예산을 세워가는 대의 민주주의의 보완이 요청된다.
둘째, 주민예산 심의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다양하게 확대된 주민참여 예산은 수립단계에서부터 집행 및 결산 과정에 의회와 함께 실질적으로 검토하여 정략적 예산 분배나 특정 정파나 압력단체의 요구에 굴복한 불합리한 예산과 예산의 오남용을 사전에 방지하는 시민예산위원제의 설치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
셋째, 집행단계의 주민자치실현이다. 단순히 제안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주민이 제안 사업에는 주민대표가 집행단계에 참여하여 주인의식을 가지고 예산관리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 현재는 주민참여예산을 주민이 제안했다 해도 사업 및 예산안이 통과되면 담당 공무원이 일괄 집행하는 경우가 많다. 기획 제안한 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하는 예산 집행이야말로 바로 참여예산제도의 요체라고 할 것이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지도자 1인의 주도적 리더십으로 정부를 이끌어 가면 공직자나 국민은 잘 따라가는 것이 미덕이었다. 또 일면 효율성이 있는 듯 보였지만 그것은 결국 다양한 의견, 창의적 발상에 대한 제한으로 예산 오남용과 예산 부정(不正)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정부와 민간협의체인 거버넌스의 확산으로 시민과 정치, 정책과 참여의 시대정신이 민주주의 제도의 영역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1인 중심의 협소한 대의정치에서 주민자치가 상시로 이루어지는 권한의 재분배를 통해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선거 때 뿐만 아니라 365일 상시 주권재민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주민참여예산의 범위, 집행, 심의에 대한 시민참여의 폭을 한층 확장하는 것으로부터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주민참여 확대는 지방정부의 리더와 의원들의 성숙한 민주의식으로 권력을 나눌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와 결단이 있을 때만이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hnews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