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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직원들이 은행 보유 공관・사택을 말도 안 되는 헐값의 월세를 내고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평생 동안 집 한 채 마련을 위해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큰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정식 의원(사진. 시흥 ‘을’)이 한국은행, 한국감정원, 국토교통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행이 전국에 보유한 공관・사택 212곳의 총 월세 시세는 1억 8,680만원.
그러나 이 중 공관・사택을 이용하는 한국은행 직원 203명이 납부한 총 월간 사용료는 2,505만원으로, 본래 내야할 월세 시세의 13.4%(1인당 평균 12만 3천원)에 불과했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212곳의 공관・사택 매매가 시세는 950억 원으로 이 재원은 한국은행 고유 권한인 발권력을 통해 발행한 돈이지만 세금에 비해 감시 수준이 약한 ‘눈먼 돈’으로 한국은행 직원들에 대해 특혜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식 의원은 “한국은행은 대한민국 유일의 중앙은행으로서 경제 분야 전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있고 다른 분야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적지 않은 급여와 복지를 제공 받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이용하여 직원들에게 과도한 주거 혜택을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내부규정 상 임원인 총재와 1,2급 직원인 지역본부장까지는 ‘공관’이 , 3급 이하 직원들에게는 ‘사택’이 제공된다.
사택대여 기간은 주된 근무지의 경우 9년, 그 외의 근무지의 경우 6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3급 이하의 한국은행 직원은 최대 9년까지 별다른 걱정 없이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받으며 본인 소유 주택 구매를 위한 자금 저축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더구나 월 사용료가 매우 낮지만 그마저도 내지 않는 사람들은 69명(34%)에 달한다. 공관을 이용하는 본부장급 직원 15명은 전원 무료이고, 사택을 이용하는 직원 중 주된 근무지가 아닌 54명도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지 않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공관을 이용하는 본부장급 직원(1,2급)의 평균 연봉은 최고 1억8,700만 원, 사택을 이용하는 3급 이하 직원들도 평균 1억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식 의원은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공관’을 제공받고 있는 본부장급 직원들을 ‘사택’제도로 편입시켜 정당하게 사용료를 부과하고, 과도하게 낮은 사택 사용료 부과 기준을 개정하여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면서 “사택 제도의 취지를 살려 수도권에 집중된 사택을 매각하고 지방 사택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임차보증금 한도를 넘어선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를 통해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희연 기자 sh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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