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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분리수거 작업, 그것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밤 12시 이후에는 안했으면 해요. 그래서 우리도 쉴 수 있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시화노동정책연구소(이하 연구소)의 경비노동자 설문조사에 응했던 아파트경비노동자(이하 경비노동자) 한 분이 연구소를 찾아와 하소연한 내용이다. 그 분의 말씀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올라가며 소위 강제휴식이 8~10시간으로 늘었지만 경비 이외의 분리수거 등의 업무로 인해 실제로 쉬는 시간은 3~4시간도 안된다고 한다. 쉬는 시간에 일을 하지만 그 시간분의 임금은 주지 않아 소위 ‘공짜노동’을 한다는 게 그분의 하소연이다.
“그러면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자회의에 시정을 요구해보시죠.” 나의 쉬운(?) 조언에 그분은 한숨을 쉬며 답을 하신다. “그러면 재계약이 안되요. 그러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가서 일할 곳이 없어요.” 시흥시 경비노동자의 95% 이상이 60세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시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우리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참여자의 2/3 이상이 분리수거 업무 등 5개 업무를 매주 주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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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분리수거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로 인한 경비노동자들의 공짜노동, 경비업법을 벗어난 불법노동이 만연해 있지만 경비노동자들은 그것의 부당함을 표출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표출=해고 또는 재계약거부’이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관리소는 대부분 위탁을 받은 곳이기 때문에 불법 공짜노동에 대한 시정을 입주자대표자들에게 요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경비노동자들이 이와 관련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 관리소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경비노동자가 입주자대표자들에게 직접 호소할 경우 바로 해고이다. 참 딱한 노릇이다. 이 문제를 어찌할 풀어야 할 것인가.
경비노동자들의 요구는 “분리수거는 할 테니 제발 밤에는 분리수거를 하지 말고, 매일 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하루정도만 해서 휴식시간에는 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어려워 휴식시간에 일을 시키면 그 대가를 달라”는 것이다. “월 120만원 주고 분리수거전담자1명을 사용했었다면 경비하시는 분 6명에게 120만을 내놓고 분리수거를 시켜야지 30만원을 내놓고 분리수거를 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볼 때 경비노동자들의 요구는 합리적이고 소박하다. 그런 요구를 들어주질 못한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아파트입주민들은 갑이고, 경비노동자들은 형편없는 을에 불과해서, 그 을들이 요구를 주장하기도 어렵고, 요구를 관철하기도 어렵다.
이럴 때 시흥시가 나서야 한다. 시흥시가 나서서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알리고, 아파트 입주민들과 간담회 등을 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아파트 입주민들 스스로 분리수거를 일주일에 한 두 번만하고, 밤에는 하지 않으며, 피치 못해 일을 시킬 경우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도록 계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업역군으로 청춘을 바치다 늙어 경비로 살아가는 분들에게 큰 슬픔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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