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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주인은 누구인가?[월요단상] 윤민영 목사(순복음천향교회)
  • shnews
  • 승인 2018.07.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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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권신수설’은 왕의 권력은 신이 내려준 것으로 국민은 왕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오늘날에는 다들 비웃을 이야기겠지만, 근세 유럽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던 절대 군주들에게는 좋은 이론적 무기가 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의 왕이 된 제임스 1세가 바로 이 왕권신수설을 신봉하는 인물이었다. 의회주의의 전통이 강한 잉글랜드에서 편협한 왕권신수설이 통하지 않았다. 의회는 잉글랜드의 전통인 자유와 인민의 헌법상 권리를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고 제임스 1세는 이를 묵살하고 반발하는 의원들을 감옥으로 보냈다. 1625년 왕과 의회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제임스 1세가 죽었다.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찰스 1세는 왕권신수설에 심취한 나머지 절대주의를 고집하다 왕좌에 있던 내내 의회와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1628년 의회는 찰스 1세에게 〈권리청원〉을 제출했다. 의회의 허락 없이는 제아무리 왕이라 하더라도 국민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수 없고, 국민은 법적인 근거 없이 체포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찰스 1세의 왕권신수설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었다. 탕진한 국고를 메우느라 의회의 협조가 필요했던 찰스 1세는〈권리청원〉을 승인하지만, 이듬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의회를 해산했다. 그 후로 11년간 혼자 힘으로 그럭저럭 나라를 다스렸다. 그러나 끝내 의회와 결판을 내야 할 상황이 터지고 말았다. 찰스 1세가 장로교를 믿는 스코틀랜드에 성공회를 강요하자 스코틀랜드는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고 국고가 바닥나서 전쟁에 투입할 돈이 없던 찰스 1세는 다시 의회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11년 만에 열린 의회는 찰스 1세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었다. 의원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의회의 승인 없이 왕의 마음대로 의회를 해산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왕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왕을 둘러싸고 있던 측근들은 반역죄로 처형되었다. 격분한 찰스 1세는 무력으로 의회를 제압하려고 400명의 군사를 이끌고 반대파 의원들을 체포하고자 직접 의사당으로 향했으나 의원들이 도망친 뒤였다. 체포에 실패하고 의사당을 나서는 찰스 1세의 등 뒤로 런던 시민들의 야유와 비난이 쏟아졌다. 온 런던이 자신에게 등을 돌린 사실을 깨달은 찰스 1세는 런던을 빠져나가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을 불러 모았다. 의회 측도 군대를 모아 왕에게 대항하기로 했다.
1642년 끝내 내란이 벌어졌다. 온 잉글랜드가 왕당파와 의회파로 나뉘어 전쟁을 벌였다. 귀족 세력과 성직자들은 왕당파를 지지했고, 신흥 상공업자와 자영농 등은 의회파를 지지했다. 8년간에 걸친 이 내전을 ‘청교도 혁명’이라고 부른다. 의회가 청교도를 주축으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의회파의 탁월한 지도자 올리버 크롬웰이 이끄는 전투에 초기에는 왕당파에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찬송가를 부르며 적진으로 용맹있게 돌진하는 크롬웰군대의 눈부신 활약으로 전세는 차츰 의회파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마침내 1645년 네이즈비 전투에서 의회파는 왕당파에게 결정적으로 승리를 거두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찰스 1세는 스코틀랜드로 도망쳤지만 곧 체포되었다. 스코틀랜드가 40만 파운드를 받고 찰스 1세를 의회파에게 넘겨준 것이다. 찰스 1세는 그만큼 모두에게 신의를 잃고 있었다. 찰스 1세는 한 나라의 국왕에서 일개 죄수가 되었다. 의회는 왕의 처리 문제를 놓고 투표를 시행했다. 68 대 67, 단 한 표 차이로 사형이 결정되었다. 1649년 1월 찰스 1세는 ‘인민의 적’이라는 죄목으로 뱅크위딩 하우스 앞 광장에서 도끼에 목이 잘렸다. 국민들이 국왕의 목을 자른 일은 세계 역사상 처음이었다.
성경은 권력은 하나님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하여 말씀한다. 권력이 어떤 방법으로 부여되든지 하나님께서 허락하실 때 가능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권력을 허락하신다는 것은 권력자에게 항상 권력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 권력을 허락하시지만 우리나라는 선거라는 제도를 통하여 국민이 선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한시적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공복, 즉 나라의 큰 머슴이라 할 수 있다. 머슴이 주인행세를 하려 할 때, 나라는 불행해지고, 국민은 고통을 겪게 된다. 그러나 그 주인행세는 오래가지 않는다. 국민은 쓰던 카드를 냉정하게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움직이시는 하나님께서 국민을 통하여 세워진 권력으로 머슴이 주인 행세하다가 찰스 1세의 비극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권력을 부여 받은 분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주인이신 국민의 공복으로 끝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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