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이상 경기도내 노인 4명 중 3명(75.4%)은 향후 자녀와 함께 살고 싶은 의향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 50~60대 세대 3가구 중 1가구(34.5%)는 성인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고 이들 가구가 자녀·부모 부양에 드는 비용은 한 달 소득의 약 20% 가량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경기도가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0세 이상 경기도민의 24.6%만이 ‘향후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응답했는데 자녀와 동거희망 비율은 지난 2005년(51.8%)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반해 ‘자녀와 따로 살고 싶다’는 비동거 희망 비율은 2005년 48.2%에서 2017년 75.4%로 대폭 증가했다.
60세 이상 노인 중 현재 자녀와 같이 살고 경우가 40.5%, 따로 살고 있는 경우가 59.5%로 나타난 가운데 비동거 이유로는 ‘수입, 건강 등 본인들의 독립적인 생활 가능’이 32.4%로 가장 높고 뒤를 이어 ‘따로 사는 것이 편해서(29.6%)’, ‘자녀에게 부담 될까봐(20.8%)’, ‘자녀의 직업, 학업 때문에(13.5%)’, ‘기타(자녀와 관계불편 등)’도 3.7%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자녀와 같이 사는 이유로는 ‘모두의 독립생활이 가능하지만 같이 살고 싶어서(35.4%)’,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28.7%)’, ‘수입, 건강 등 본인의 독립생활 불가(24.4%)’, ‘손자녀 양육 및 자녀의 가사 지원(10.5%)’로 조사된 가운데 약 39.2%가 ‘자녀 부양’을 위해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노부모 부양’에 대한 가치관이 대폭 바뀐 것으로 조사됐는데 2016년과 2010년 사회조사 자료를 비교해 보면 ‘부모 노후 책임’에 대해 ‘가족(자녀)과 정부·사회 공동책임(48.2% - 28.3%)’, ‘가족(자녀) 전적 책임(31.0% - 61.3%)’, ‘노부모 스스로 해결(15.2% - 8.0%)’, ‘정부·사회 전적 책임(5.6% - 2.4%)’로 나타났다.
즉, 10년 사이 부모 부양에 대한 자녀의 의무감은 크게 줄었고, 가족과 더불어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주된 부양 가치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노부모 스스로 해결 인식이 배 이상 증가하면 냉혹한 사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래에셋연구소가 지난해 12월 4~22일 성인 자녀를 두고 있으며 양가 부모님 중 한 분 이상이 살아있는 국내 만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4.5%(691가구)가 성인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케어’(Double Care)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만 모시는 경우는 27.8%, 성인 자녀만 돌보는 이들은 18.7%였고 둘 다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18.9%로 집계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50~60세대의 ‘더블케어’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로 수명연장과 저성장을 들고 있는데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에 시작된 탓에 당시 이미 50세 이상이었던 이들은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저성장으로 인해 독립이 늦어진 성인 자녀까지 더해져 둘을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더블케어’ 상태에 놓인 이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블케어 가구 중 절반 이상인 52.0%(359가구)는 자녀와 노부모 모두에게 생활비와 목돈 등의 경제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5060세대의 평균소비성향이 70%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계 유지에 필요한 소비지출을 제외한 나머지의 상당 부분을 더블 케어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경기도 60세 이상 고령가구는 110만9천 가구로 전체 가구 중 24.4%에 달했으며, 이는 12년 전(2005년 55만7천 가구) 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
수명연장과 저성장이라는 환경변화가 ‘더블케어’ 상황을 낳고 있는 현재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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