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들의 연봉은 약 1억4,000여만 원에 달하고 국회의원의 특권과 후원금 명목으로 지원받는 금액까지 합치면 상당한 금액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고용노동부의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것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387만원이고 연봉 6,607만원이 넘으면 상위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 내용대로라면 국회의원들은 상위 몇 %일까.
국회의원들이 고액 연봉자에 속하지만 워낙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세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주장이다.
정당이나 정치인은 기부단체와 마찬가지로 공익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기업이나 개인과 달리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 합법적인 정치자금이 필요하고, 그 수단 중에 하나가 ‘후원금’이다.
정치자금법 제12조에 따라 국회의원·국회의원 후보자 및 당대표 경선 후보자 등의 후원회는 각각 1억5000만원의 한도액을 가진다. 다만 동법 제13조에 따라 ▲대통령선거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 ▲임기만료에 의한 동시지방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연간 모금·기부한도액의 2배를 모금·기부할 수 있다. 지난해엔 대선이 있었기 때문에 3억 원이 한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299개(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후원회 미설치)의 국회의원후원회가 모금한 후원금 총액은 540억9700여만 원. 의원 1인당 모금액은 평균 1억8092만 원이다.
시흥지역 조정식 의원은 지난해 3억145만원을 모금해 기부금(정치활동에 필요한 경비)으로 2억8,129만원, 사무소설치·운영비로 1,765만원을 지출했다고 시흥시선관위에 보고했다.
함진규 의원은 지난해 1억4201만원을 모금해 기부금(정치화동에 필요한 경비)으로 7,600만원, 인건비로 5,150만원, 사무소설치·운영비로 915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과 정치인은 국민들로부터 기부 받은 후원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를 알 수 있도록 수입·지출내역을 지역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고 일정기간 열람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정치후원금 제도는 모집·지출 양쪽 모두 제도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후원금을 어디에 썼는지를 볼 수 있는 지출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상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은 해당연도의 정해진 기간 3개월간 열람할 수 있다. 열람기간 이후에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기본적인 수입·지출내역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이때는 영수증 등 각종 증빙서류와 예금통장 사본 등 첨부 서류를 볼 수 없다.
후원자 인적정보 공개 대상인 고액기부 기준 금액이 연간 120만원에서 연 300만원으로 높아지면서 기준이 느슨해진데다 공개 정보 목록에 후원자의 소속기관이나 직위가 빠져있어 쪼개기 후원을 방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헌법재판소는 정당후원회 금지를 풀어주면서 투명한 자금 운영을 위해 “외국의 경우와 같이 익명 기부를 금지하고, 모든 기부내역에 대해 기부자의 직업을 포함한 상세한 신원과 자금 출처를 완전하게 상시적으로 공개,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세심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국회는 투명성 개선 노력을 병행하라는 헌재의 권고사항은 쏙 빼고 정당후원회 부활 안건만 통과시켰다.
정당 및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을 열람하고자 하는 사람은 5월 8일까지 시흥시선관위에 방문하면 열람할 수 있으며, 영수증 그 밖의 증빙서류와 예금통장 사본을 제외하고는 사본교부 신청도 가능하다
시흥시선관위는 정치자금 조사팀 운영을 통해 ▲정치자금의 사적경비 사용 및 부정용도 지출 ▲회계보고의 고의적 축소·확대·누락 여부 ▲후원금 모금·기부한도 초과 여부 ▲법인·단체의 ‘후원금 쪼개기’ 등 위법행위에 대해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정치인들의 합법적인 정치자금 모금 수단인 후원회 후원금 모집·지출에 투명성이 강화되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후원자들의 순수성이 더해질 때 정치는 한층 발전하고 더 좋은 정치인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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