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권익 신장과 복리 증진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하여 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주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14년 7월 11일 제7대 시흥시의회 개원식에서 12명 시의원들이 만인 앞에서 한 선서 내용이다. 이렇게 만인 앞에서 엄숙히 선서한 시흥시의회 의원들이 주민의 권익신장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말이다.
시흥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제254회 임시회기(1.22.~1.30.) 중 시정부가 제출한 ‘시흥시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이하 인권조례안)을 상임위에 상정조차 안했다.
시의회의 막강한 권한 가운데 하나인 ‘의결권’ 중 ‘조례의 제정 및 개폐’ 권한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자치행정위원회는 제252회 임시회기(2017.10.18.~10.20.) 중 박선옥·이복희 의원이 공동 발의한 ‘시흥시민 기본인권 조례안’에 대한 심사를 벌여 표결 끝에 찬성 2명, 반대 3명으로 부결시킨 바 있다.
당시 조례안 공동발의자였던 박선옥 의원은 ‘사회적으로 인권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인권보호 및 증진에 대한 역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여 모든 시민이 차별 없이 함께 소통하고 거주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받는 시흥시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라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자치행정위원회 조원희 의원은 “인권 조례가 지금 이렇게 급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권 관련 기관 또는 단체에 대하여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시흥시민 인권위원회를 위한 어떠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항간에 들리는 안 좋은 그런 얘기도 있고 여러 가지 좀 더 심도 있는 검토와 또 이 조례에 대한 면밀한 어떠한 사항을 좀 더 살피는 의미에서 이번 회기에서는 이 안건을 처리 안 했으면 한다.”고 주장했었다.
홍지영 의원 역시 “왜 특별히 인권 조례만 대시민토론회니 선포식이니 떠들썩하게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냐. 문제 있다. 어떻게 이런 조례를 갖다가 의원 발의를 시켜서 동료의원들 간 분란을 일으키게 만들어 서로가 불편하게 하느냐. 아주 화가 날 지경이다”라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었고 결국 동료 의원이 발의한 해당 조례안은 동료 의원들에 의해 부결됐다.
이에 시정부는 제252회 임시회기 중 의원들이 인권조례안 심사과정에서 지적한 부분 등을 손질하고 시정부 발의로 ‘시흥시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을 제254회 임시회기 중에 제출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안건을 상정조차 안 해 지역사회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경기남부 학부모 폴리스 대표 및 시흥 학부모모임(대표 마미자)와 시흥 인권을 위한 모임(시흥 인권강사양성모임. 대표자 손창용) 두 단체는 시흥시의회 홈페이지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인권보장을 위한 조례안이 조속히 제정될 것을 시흥시와 시흥시의회에 강력히 촉구한다.”며 ‘시흥시 인권조례 제정 촉구서’를 게시했다.
이들 단체는 “인권조례안을 제정 한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인권조례안’이 21세기 대한민국 시흥시에 없다는 것이 참으로 한심하고 개탄스럽고 이는 곧 시흥시와 시흥시의회의 시대착오적 행정과 정치 행태를 향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또 “시대적 열망에도 시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시 공무원과 의원들은 사익 혹은 개인적 사상과 관념 또는 당리당략에 생각이 매몰되어 있음으로 인해 시민의 의식수준에 발맞추지 못함은 물론 인권조례안 제정의 중요성과 당위성을 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7대 시흥시의회 의원 임기도 이제 5개월 여 남았다. 대다수가 제7대 시흥시의회에 대한 평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또 다시 제7대 시흥시의회는 시흥시민 인권보호 및 권익신장을 외면하며 시흥시의회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을 떠안으려 하고 있다.
시민들의 인권보호는 안중에도 없는 제7대 시흥시의회를 바라보는 오늘은 참으로 안타깝고 씁쓸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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