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내년 지역화폐 발행을 앞두고 ‘시흥화폐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2017.12.15.~ 2018.1.5.)하고 주민 및 관계 기관의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또한 ‘시흥형 지역화폐’ 도입을 위해 시흥지역화폐추진위원회는 18일 시청 글로벌센터에서 교수 및 전문가,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하고 지역화폐 도입 및 안정적인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역화폐’란 국가의 공식적인 법정화폐와 달리 소규모 공동체 안에서만 사용되는 화폐로 한 지역, 한 집단에서만 통용되는 돈이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을 단위로 자신들끼리 통용되는 화폐를 발행해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한다. 현재 대전 한밭레츠, 서울 은평e-품앗이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5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역화폐는 사용범위와 지역이 제한돼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지역차원에서 다양한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지역경제 활성화, 경제성장, 고용창출, 공동체 복원,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복지 실천 효과 등에 큰 도움이 되는 제도이다.
시흥시는 지역화폐 시행을 위해 올 2월부터 시민강좌 개설 및 시흥지역화폐추진위 구성·운영, 시흥형 지역화폐 화폐 이름과 디자인 공모를 거쳐 ‘하나의 공동체’라는 뜻으로 화폐이름을 ‘시루’로 정했다.
또한 시흥형 지역화폐 ‘시루’ 디자인 공모를 통해 1천원(빨간등대), 5천원(옛염전 소금창고), 1만원(연꽃) 등 3종류를 선정, 올 갯골축제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시흥지역화폐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시흥형 화폐 도입을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인천대학교 사회적경제센터장인 양준호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화폐의 성패는 가맹점 수에 달린 만큼 소비자의 편리한 환경과 이를 위한 중소상인들의 조직적인 참여와 정착되기까지의 인내(약 3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발전에 필요한 사업임을 지역주민들이 받아들일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지역 차원의 생산과 소비 시스템 구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경영학부 고혁진 교수는 “시흥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버는데 소비는 또 딴 데 가서 한다. 즉, ‘역외소비율’을 낮추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대안으로 시 보조금 예산. 아동수당과 양육수당, 출산장려금, 복지 포인트 등 각종 시 예산으로 지원되는 보조금의
일정 부분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면 지역에 돈이 돌고 돌아 결국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도입된 한밭레츠 ‘두루’는 신용을 토대로 회원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발행하는데 물품이나 서비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현금 대신 사용되며 액수는 거래 당사자들이 정하는 게 특징이다.
마포지역화폐 ‘모아’는 소속된 공동체 가게에서 사용가능한 지역화폐로 공동체가게만 143곳에 달한다. 구매 시 구매금액의 5%를 추가로 받을 수 있으며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계획적인 소비 생활이 가능하고 가게에선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시흥시는 ‘시흥화폐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를 마치고 내년 2월 중 열리는 시흥시의회 제254회 임시회에 조례안을 제출, 원안대로 통과되면 제1회 추경에 시흥지역화폐 ‘시루’ 발행 비용 및 할인판매보상금(5%) 관련 예산 5억 원을 편성·확보해 약 50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할 계획이다.
시는 50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가 지역에서 통용될 경우 약 370억 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지역화폐 활용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민의 72.7%가 지역화폐라는 개념이 생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역화폐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이러한 정책이 도입될 경우 70.3%가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하여 지역화폐의 개념은 생소하지만 정책적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흥시와 시흥지역화폐추진위원회는 “지역화폐는 대기업과 카드사가 아닌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고 계획적인 소비생활로 지역이 상생하는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아무쪼록 시흥형 지역화폐가 하나의 공동체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려 지역경제를 활성화에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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