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정책목표를 시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흥시와 시흥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사단법인 시화노동정책연구소에 의뢰한 ‘일·가정 양립 관점에서 바라 본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의 보육 및 방과 후 교육 실태와 개선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전국보육실태조사(2015) 결과 현재 미취업 상태인 기혼여성의 미취업 이유 중 ‘자녀양육, 가사전담’이 64.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자녀 맡길 곳 없음’(21.5%), ‘적당한 일자리 없음’(8.3%)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영유아 자녀를 낮 시간 동안 가장 많이 돌보는 주체는 ‘기관’(50.6%), ‘자녀의 부모’(41.9%), ‘조부모’(6.0%) 등이고 영아(0~1세)는 ‘자녀의 부모’가 54.4%, ‘기관’ 37.7%였으며 유아(2~5세)의 경우 ‘부모’ 29.6%, ‘기관’ 63.4%이며 취업 주부의 보육형태는 ‘기관’ 68.5%, ‘조부모’ 16.0%, ‘부모’ 11.6%, ‘비혈연’ 1.1%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보고서는 시흥시는 일·가정양립을 위한 기본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흥시민의 실태를 고려한 실효적인 정책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시흥시가 계획하고 시행하는 정책은 중앙정부정책의 연장인 것이 많고, ‘평균적’인 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흥시 소재 기업체는 10,182개 업체로 스마트허브 86.2%, 시화멀티테크노밸리 4.9%, 기타 8.9%이다. 시흥시에 거주하고 있는 노동자의 대부분의 유형은 장치·기계·조작·조립 종사자로 26.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인 11.5%의 2배 수준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특성을 보이고 있는데 대부분 장시간·저임금의 제조업 종사자라는 점에서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은 아이 키우기 장애 요소로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꼽고 있다. 아이 키우기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인데 장시간 노동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고 저임금은 아이에 대한 투자를 부족하게 만들어 아이 키우기에 장애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충분하지 못한 교육비로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고 있는데 ‘비정규직실태 조사’에 따르면 생산직 노동자들의 ‘식비’는 32.3%에 이르지만 ‘자녀 보육비’는 9.7%, ‘교육비’는 8.3%에 불과했다. 또한, 저임금은 아이들의 주거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주거형태는 ‘전세’ 23.0%, ‘월세’ 21.5%(보증부 월세포함)로 전월세 비중이 44.5%에 이른다.
더구나 3인 이상의 가족이 원룸에서 사는 등 아이들의 주거환경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저임금으로 인해 주거비는 상대적으로 높아서 생산직의 경우 20.7%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이 처한 조건을 고려하여 시흥시를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스톱 종합적 보육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급한 대로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임금 및 생활·보육실태를 파악하고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에 대한 시 차원의 체계적 조사 자료(공단노동자들과 연계된 보육실태자료 등)는 거의 없는 상태이기에 실사구시에 입각한 아이정책 수립과 구현을 위해서는 시급히 실태파악에 나서야 할 것을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다.
현재 시흥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가정양립 정책과 보육정책은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노동자의 실질적 삶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 공공 육아지원 시설의 경우, 아동-부모 대상 프로그램이나 직장주부나 맞벌이인 가정에서는 전혀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한다.
지역의 인적·물적·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시흥스마트허브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있는 노동자의 실질적 삶을 고려하지 못한 채 정책을 수립한다면 일·가정양립의 사각지대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아무쪼록 ‘일·가정 양립 관점에서 바라 본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의 보육 및 방과 후 교육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보고서가 단순한 페이퍼로 남지 않고 정책수립·운영에 반영되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시흥’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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