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안산·시흥 노동자,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연차·휴가 사용도 회사 눈치…안전교육 형식적/업무상 부상·질병 치료 ‘산재’보다는 ‘공상처리’
  • 이희연
  • 승인 2017.09.29 17:43
  • 댓글 0

#1. “예전에 안구가 아파서 안과 간다고 잔업을 빠진 적이 있다. 근데 웬만해선 안 빼주고 딱 봤을 때 아파보여야 빼주거나 아니면 내일 누구 생일이거나 집안 행사 있으면 빼준다. 잔업여부에 대해서는 노동자들의 선택권이 없이 거의 의무적, 반강제적으로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시흥스마트허브 내 노동자 A씨)

#2. “일하다가 손을 다쳐 병원 갔다가 오는데 관리자가 ‘야 너 한 손은 멀쩡하니까 한손으로 기계 봐라’ 이게 안산·시흥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안전교육은 거의 없고 안전교육 한 것처럼 사인만 받는다. 그것도 몰아서 일 년에 한 번씩 몇 개월 치를 받는다.”(안산스마트허브 내 노동자 B씨)

 

안산·시흥스마트허브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신체·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산재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산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가 실시한 ‘안산·시흥스마트허브 노동시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센터는 지난 9월 28일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강병원 국회의원과 안산시 주관으로 ‘안산·시흥스마트허브 노동시간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결과 보고회와 토론회’를 가졌다.

노동시간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안산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주간 노동시간은 평균 49.1시간(휴일근무시간 포함)으로 한국의 전체 노동자 주당 노동시간 42.2시간 보다는 주당 7시간 이상 더 많이 일하고 있었다. 특히 스마트허브에서 교대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주당 57.6시간(휴일근무 포함)으로 장시간 노동이 특히 심각했다.

응답자들의 월평균임금은 234.93만원으로 ‘200~300만원 미만’이 41.4%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100~200만원 미만’ 33.8%, ‘400만 원 이상’은 5.1%에 불과하였다.

회사 내에 노조 및 노사협의회가 있다는 응답은 12.7%인 반면 73.0%의 응답자가 없다고 대답하여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조나 노사 간의 임금협상이 가능한 노사협의회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가장 문제로 드러났다.

연차 및 여름휴가 이용 실태와 관련 명목상으로는 평균 15.8일의 연차를 노동자들에게 보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평균 7.1일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역시 평균 3.7일로 예상보다는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자유로운 연차사용이 가능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67.9%, ‘자유로운 연차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는 노동자도 32.1%나 차지했는데 그 이유로는 ‘동료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눈치가 보인다’ 26.8%, ‘업무가 많음’이 23.8%, ‘관리자가 허락하지 않음’이 22%를 차지했다.

또한 업무공백의 처리 역시 ‘남아있는 동료들이 일을 처리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3.8%을 차지해 연차사용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의 업무가 과중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었다.

안산·시흥 노동자들이 연장근로를 하는 이유로 ▲48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자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회사의 분위기가 연장근무에 많은 영향을 미침’으로, ▲48시간미만 근무자는 ‘원청업체의 작업량에 따라서 연장근무가 결정되는 영향’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업무로 인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결근이나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해서 48시간이상근무자는 12.6%, 48시간미만 근무자는 7.1%로 나타난 가운데 치료 경험을 확인한 결과 48시간미만 근무자는 100% 치료를 받았으나, 48시간이상근무자 중에서는 75%만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장시간 근무가 노동자들의 질병과 부상에도 쉽게 노출이 되며 이로 인해서 일터에 나오지 못하는 비율도 높은데, 반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부상·질병의 치료비 처리와 관련 ‘공상 처리’가 34.3%로 가장 높았고 ‘산재보험’ 11.5%에 그친 가운데 회사에서 공상처리조차 해주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부담한다’는 응답도 12.5%로 나타났다.

안산·시흥 제조업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질환은 ‘눈의 피로’(47.3%), ‘전신피로’(41.0%), ‘상체근육통’(38.9%), ‘요통’(31.4%), ‘두통’(22.0%), ‘하체근육통’(21.4%)의 순으로 장시간노동으로 인한 육체적인 피로와 관련된 질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현재의 수입이 보장된다고 했을 때 노동자들이 원하는 하루 및 일주일 노동시간에 대해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7.80시간, 일주일 39.45시간으로 응답했다.

한편 기업차원에서 장시간 노동을 줄일 수 있는 대책으로 48시간미만 근무자들은 ‘설비투자 확대’나 ‘정규직 직원 확충’ 등의 시스템의 변화를 들었으나 48시간이상 근무자들은 ‘연장근로시간 축소’를 가장 많이 응답했다.

그러나 사업주들은 노동시간 단축의 우려점으로 ‘생산성의 저하’(38.2%)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인건비의 상승’(30.3%), ‘급작스러운 물량 변동에 대한 대응의 어려움’(28.1%) 등과 같은 이유를 꼽았다.

안산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017년 6월 20일~7월 21일까지 노동자 540명, 사업주 197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노동자 8인과 사업주 2인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이희연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희연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