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양해각서(MOU) 체결로 시작된 배곧신도시 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 수천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지난한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더라도 참으로 길고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8월 22일 서울대와 경기도, 시흥시, 그리고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 사업자인 ㈜한라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시흥시와 서울대학교 간 MOU 이후 7년여 만에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이 만천하에 공론화되고 법적 구속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당시 실시협약안에는 시흥시와 서울대가 △지역 교육발전을 위한 지역장학회 설립에 적극 협력, △시흥시 및 경기도의 공교육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 및 초·중·고 단위학교에 교육 프로그램 개발·지원,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산학협력체계를 마련 및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협력 등과 같은 두루뭉술한 내용뿐이었지만 ‘실시협약’ 체결로 그간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조성되네 마네’했던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켰다.
그러면서 곧바로 ‘서울대 시흥캠퍼스’ 착공과 함께 2018년 3월 순차적 완공을 차질 없이 준비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서울대 총학생회가 ‘실시협약 백지화’를 주장하며 서울대 본관을 점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와 시흥시는 그 어떠한 ‘실시협약’ 후속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답답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김윤식 시장은 올 초 지난해 8월 체결된 실시협약으로 사업협약서를 준수하기 위한 지역 특성화 사업 절차 법적 권한이 확립됐고 이를 바탕으로 캠퍼스의 방향성이 결정됐으며 2018년부터 순차적인 완공과 함께 시설지원금 규모, 공동협의체 구성, 종합 특성화 계획과 의료환경 개선에 대한 사항이 확정됐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김 시장은 서울대에서 총학생회와 원만한 대화를 시작해 토지이용계획도 협의하고 세부 시설 계획을 확정해 올해 1분기 건축공사와 연계된 순차적 건립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울대 총학생회의 본관점거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이 대학본부와 팽팽히 맞서고 있어 과연 2018년 3월 순차적 완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제241회 시흥시의회 임시회 ‘2017년도 주요 업무보고’ 자리에서 균형발전사업단 관계자는 2월부터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본격 추진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울대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 등 내부 문제(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서울대 측으로부터도 1월까지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있어 그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하듯 서울대 측이 그간 본관 점거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사태해결을 하려던 자세에서 ‘징계 절차 논의’라는 초강수와 함께 본관 점거 학생들에게 본부에서의 퇴거를 공식문서로 전달했다고 한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과 관련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 사업자인 ㈜한라는 시로부터 평당 80만원에 매입한 90만여 ㎡의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남긴 돈으로 3000억 원 이상의 건물을 무상 건립, 서울대에 기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서울대학교는 시흥캠퍼스 조성 실시협약 체결 당시 이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큰 틀의 합의이며 사업추진의 본격적 시발점으로 당사자 간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것으로 실시협약 체결에 따라 서울대학교가 본 사업의 공식적인 파트너로 시흥캠퍼스 조성 등에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고 밝힌바 있다. 즉, 이제는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도 되돌릴 수도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과 관련, 시흥시의회 의원들이 시 집행부에 주문했던 “당당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사업에 임하라”는 말을 되새기며 시흥시와 서울대는 상호 신뢰와 책임감으로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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