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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필자가 속한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가 시흥스마트허브를 대상으로 비정규직실태조사를 했다. 실제로는 비정규직에 국한시키지 않고, 정규직, 외국인노동자, 사업체를 함께 조사하였다. 그 결과 1500개에 이르는 설문지를 수거하였고, 그 분석보고서를 시흥시에 제출하였다.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시흥스마트허브내 비정규직은 52%에 이르렀다. 이는 지역별고용조사(35%선), 경활부가조사(45%선)에 비해 높은 수치인데, 이렇게 높은 이유는 우리 조사에서 소위 사내하청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정부통계에서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분류하나, 현대자동차 등에서 보듯이 이는 변형된 형태의 간접고용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비정규직으로 분류했다. 최근 들어 사내하청이 늘고 있는데 이는 불법파견을 단속하자 사업주들이 사내하청을 늘린 결과의 반영, 즉 풍선효과일 가능성이 크다.
본 조사에서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236만 원 정도로 2016년 8월 경활부가조사의 전체 임금노동자 평균 임금과 비슷하다. 그래서 혹자들은 시흥스마트허브의 노동자들이 제법 괜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들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과 그것을 기초로 뽑은 시간당 임금총액을 보면 그렇지 않다.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주당 실근로시간은 56.3시간에 이르고, 이를 토대로 계산한 시간당임금총액은 평균 7,888원에 불과하다. 비정규직은 더 낮아서 파견노동자의 시간당임금총액은 6,768원에 불과하다. 이것을 종합하면 전체적인 임금수준은 전국평균치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근로시간이 훨씬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저임금을 보완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은 4.9년으로 전국평균보다 약 1년여 정도 짧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비정규직인 기간제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이 3.2년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눈치 챈 독자들이 있겠지만 기간제 노동자들의 근속이 3.2년은 이상한 것이다. 왜냐하면 기간제 노동자들은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화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사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시흥스마트허브 기간제의 경우 기간제법 위반의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면접 조사에서 확인되는 것은 이 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쪼개기 근로’, ‘돌려막기 근로계약’들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쪼개기 근로계약은 2년 제한을 피하기 위해 일정기간(휴지기)을 두고서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하는 것을 의미하며, 돌려막기 계약은 기간제 후 파견형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한 번의 조사로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모든 것을 재단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사가 현재 시흥스마트허브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실정을 조금이라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고용과 임금 및 근로시간 조건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혹시 노동자들이 받는 평균 236만원을 높은 수준의 임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236만원만 생각하며 그 정도를 벌기위해 일주일 내내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노동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혹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비정규 일자리형태로나마 취업한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또 시흥스마트허브는 국가산단이기 때문에 지방정부에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논리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설문조사에서 시흥스마트허브의 노동자들은 지역사회, 특히 시흥시의 적극적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시흥시가 그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될 듯하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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