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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지막 보내는 달입니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새삼 세월이 빠르고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시점에서 살아온 한해를 돌아보는 심정이 어떠하신지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우리 마음에 있을 것입니다. 세월의 빠름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분들이 계실 것이고, 그런가하면 금년 한해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하고 세월을 보냈는가 하는 자괴감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금년한해 내 인생이 후퇴하거나 내 삶의 터가 망가진 실패감으로 한해를 결산해야 하는 가슴 아픈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사업에 실패하신 분들, 건강에 실패하신 분들, 혹은 인간 관계에 실패하신 분들, 그 결과로 가정이 망가진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직장을 잃고 방황의 한해를 보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금년 한해 몸부림치고 애쓴 세월이었지만 도무지 내 인생의 강에서 내가 낚아올린 수확이 변변히 없다고 허무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적지 않으실 것입니다.
금년초에 나름대로 올바로 살려고 다짐하고 출발했었는데 뒤돌아보니 실패한 것 뿐이고 몸과 마음은 상처로 얼룩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지난 한 해는 망년회를 통해 잊어버려야 할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 청와대에서 일했던 분들이나, 그 주위에 얽혀져 있는 모든 분들에게는 더 그렇겠죠?
요즘 모여서 입만 열면 최순실 게이트 이야기입니다. 욕하는 분들도 있고, 원망과 한탄, 그리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이야기가 연말의 주된 이야기 주제가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생각만해도 기분이 나빠진다고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때 한해의 마지막 칼럼으로 남겨야 할 말은 무엇일까?
우리 말에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을 잘 끝맺음하는 것도 더욱 귀합니다.
고민 중에 문득 내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말을 남겨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내 인생을 정리할 그 한마디... 과연 어떤 말일까?”
독일에서 어떤 사람이 혀에 암이 생겨서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더 살아남기 위한 수술을 하는 대신에 그는 이제 말을 잃게 됩니다. 그는 이제 이제껏 사용했던 혀를 잘라내야만 합니다. 마취주사를 든 의사는 잠시 머뭇 거리다가 그에게 묻습니다. “선생님, 이제 수술에 들어가면 앞으로는 한 마디도 말을 못합니다. 혹시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라도 있습니까?” 주위는 숙연해지고, 침묵만이 무겁게 내려앉았습니다. 한참 후 그의 입이 열리면서 그의 눈에는 두 줄기 진한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그리고는 그가 세 번이나 되풀이한 말은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만일 나에게 그런 슬픈 날이 온다면 나는 그 마지막 말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생각하면 짐짓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마지막으로 남겨야 할 말이 잘 잘못을 따지는 말이 되고, 원망의 말이 되고, 불평의 말이 되고, 욕하는 말이 되고, 부정적인 말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듯이, 그동안 원망하며 살았다 할지라도, 부정적인 말하며 살았다 할지라도 끝에는 고마웠다고, 감사했다고, 좋은 한해였다고, 말해보면 어떨까요?
가족들 때문에 때로는 고민하는 날도 있었고, 싸운날도 있었겠지만 건강하게 한해를 마무리 할수 있으니 감사하다고, 그동안 자녀들 공부하지 않는다고, 순종하지 않는다고 큰 소리치고 화를 냈지만 그래도 우리 자녀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다고 고백해 보면 어떨까요?
부모님에게도, 이웃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혹시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남은 한해를 마무리하면 어떨까요?
이제 한해를 마감하면서 만일 나에게 마지막으로 단 한마디 남길 수 있다면 난 무슨 말을 남길까를 생각하면서 좋은 마무리를 했으면 합니다. 저는 올해 마무리를 지으면서 나를 아는 모든 분들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싶습니다. “지난 한해 여러분들로 인해 웃을 수 있어서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들에게 날마다 웃을 수 있는 날들과 새해에는 날마다 신나는 일들과, 날마다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일들만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아름다운 꿈꾸시고 그 꿈 꼭 이루시기를 소원해 봅니다.
인간 세상에 되어지는 일들을 그냥 세상의 눈으로 본다면 불평, 불만, 고통 뿐이지만,
새로운 영적인 눈으로 보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아픈 기억으로, 아팠던 상처들로 우리의 내일을 짓누르게 해서는 안됩니다.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도록 마무리 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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