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시흥시는 2016년을 문화도시 원년으로 삼고 문화도시로 나아갈 기반을 다지기 위한 ‘문화바라지’ 사업을 선포했다.
당시 시 집행부는 과거 많은 이들이 일자리 때문에 시흥으로 들어왔고 아이들 교육 때문에 시흥을 떠났지만 이제는 제대로 된 문화 공간 하나 없고 마땅히 찾을 공연 프로그램, 문화향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없어 시흥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제 시흥시가 문화를 뒷바라지해 다시 수도권 500만의 문화 요람으로 거듭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시 집행부는 문화도시는 시흥시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장기 계획이며, 오랜 시간 애 끓이며 키워왔던 꿈으로 문화도시를 향한 시 집행부의 노력과 열망은 누구도 중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정된 예산 17억 원을 문화도시의 불씨를 살릴 종자돈으로 ‘문화도시’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문화도시’, ‘문화바라지’를 표방하며 시 정부는 지난 4월 전국 18개 지방정부들과 ‘문화두레’를 출범시키고, 지방의 문화경쟁력 강화와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모색했으며, 5월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과 문화예술 공연 분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여 대외적 문화 강화에 힘썼다.
그리고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5주간 시흥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문화바라지 축제, 문화행사를 다양한 형태로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지난 6~7월까지 1개월간 시민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흥시 문화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시흥시민들의 문화향유 욕구는 높지만 시간부족(24.9%)과 비용부담(22.2%), 인접 문화시설 부족(17.9%) 등이 문화예술행사 관람 장애요소로 나타났다.
또한 주로 찾는 공연이나 전시장 관람 지역은 서울(40.4%)이 가장 많았고 시흥 관내(29.7%), 안산, 인천, 부천 등지라고 답해 지역의 문화시설 부족에 따른 문화향유 기회 감소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시민들은 시흥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문화예술 시설의 확대(38.2%)를 꼽았고 뒤를 이어 시민들의 다양한 생활예술 프로그램 확대(21.4%), 지역축제 활성화(16.8%), 문화콘텐츠 산업 유치(9.8%), 도시재생을 위한 문화예술 기획의 확대(6.9%),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지원 확대(4.9%) 등을 들었다.
연령별 특성으로 40대에서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생활예술 프로그램 확대’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설문조사 결과 문화도시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창의적 시민예술 교육 확대’가 4.11점으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생기 넘치는 도시재생’, ‘문화활동 기반 시설확충’, ‘문화콘텐츠 개발’, ‘대표 문화예술 축제 육성’, ‘동호회 지원 및 참여 프로그램 확대’ 등을 꼽았다.
중요 정책 중 시급히 추진해야 할 것으로는 낙후된 구도심과 해안주변 공간의 문화적 활용을 통한 ‘생기 넘치는 도시재생’을 꼽았고 뒤를 ‘시민예술교육 확대’, ‘문화활동 기반 시설 확충’, ‘문화콘텐츠 개발’ 등이 수위에 올랐다.
시흥시는 ‘문화도시’, ‘문화바라지’를 위해 기존 ‘2016 코리아문화수도’ 추진과 관련했던 부서를 문화도시기획단으로 개편하고 내년도 사업에 보다 의욕적으로 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해당 부서의 내년도 사업예산 전액을 삭감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시의회는 문화도시기획단의 업무가 문화관광과나 기타 부서의 업무를 짜깁기해 업무가 중복되고 시 정부가 의회에 일방적으로 조직개편을 통보하는 등 의회를 경시했다는 주장이다.
시 정부나 시의회나 궁극적으로 시민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 없다. 그러나 시민들을 위한 좋은 정책이더라도 어느 한 기관이 독단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
모든 것 제쳐두고 오직 시민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 정부와 시의회가 갈등양상보다는 공감구도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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