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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가슴 아픈 말인가?
아무리 감안하고, 인내해도, 그 분노를 도저히 참아내지 못하고, 내 뱉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말 아닌가? 믿고 따랐던 대통령과 대한민국 지도자들이 얼마나 한심했으면 대한민국을 탓하는 탄식이 온 국민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겠는가?
국민들은 날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옥 같은 출퇴근길 마다않고 일하고, 엄마 떨어지기 싫은 아이들과 날마다 가슴 아픈 이별을 하며 일하고, 집안의 기둥뿌리 담보로 아이들 교육비벌기 위해 일하며, 세금내고, 불만 많은 건강보험료 내며, 그들을 믿고 살아왔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한다는 그들을 믿고, 참고, 견디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런데 이게 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중앙정부와 고위관료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공자는 정명(正名)을 말했다.
군주는 군주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선생은 선생답게, 제자는 제자답게…답게는 격이다. 대한민국의 격이 무너진데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정치권도, 기업도, 관료도, 정의의 잣대는 없고, 정파와 패거리와 이익의 잣대만이 판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3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을 보고,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반복의 학습은 경계의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예외다’라는 생각에 대한민국 최고지도자들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수 십 년 째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간 참고 참았던 국민들이 이번만은 권력형부패의 싹을 자르고, 국가의 격을 높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처럼, 상황에 따라 ‘갑’이 되기도 하고, ‘을’이 되기도 한다. 사회생활, 직장생활 하면서 큰 권력, 작은 권력, 큰 기득권, 작은 기득권의 범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큰 불의, 작은 불의와도 접하고, 때론 타협하기도 한다.
분노도 내 탓은 작고, 네 탓만 크게 말한다. 그렇다고 내 탓과 네 탓에 대한 분노의 잣대가 같기도 쉽지 않다.
갑은 기득권이고, 권력이고, 손님이다. 반대로 을은 비 기득권이고, 정치적·경제적 약자이고, 서비스 제공자이다. 개혁과 혁신이 안 되는 이유의 핵심은 기득권 포기가 안 되기 때문이다.
권력의 기득권, 지위의 기득권, 돈의 기득권, 역할의 기득권을 일하는 데만 쓰지 않고, 사적 이익과 패거리이익과 자신의 권위를 위해서 쓰기도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노조와 무노조기업, 있는 자와 없는 자, 강자와 약자의 기득권도 배려의 마음은 없고, 강자이익의 대상만 될 뿐이다.
대한민국은 대단한 나라다. 횃불도, 총칼로도 안 되었던 것을 이제는 촛불로 대통령을 끌어내린다. 더 대단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들이 할 일, 우리 국민들이 양보할 일, 내려놓아야 할 일, 배려해야 할 일도 생각하자. 내 주장만 옳으면 어찌 대포와 미사일인들 해결할 수 있겠는가? 작게는 나, 크게는 국민이 든 촛불은 정의로운 대한민국, 따뜻한 대한민국,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 든 촛불이다. 잘못하면 대통령도 끌어 내리고, 대단한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우리들의 온갖 기득권적 패권도 끌어내리자.
우리들 각자가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도 기득권 걷어내고, 개혁하고, 혁신하여,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어 타올랐으면 한다.
박근혜를 넘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새로운 세상은, 국민의 수준만큼, 국민이 만드는 것 아닐까?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국가를 위한 일에서, 나 자신을 위해서도 촛불을 들고 반성하자. 대한민국 정치에서 찾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대한민국 국민인 나에게서 찾아보자.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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