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 천연잔디, 아이들 건강·정서안정 효과 탁월해
(2) 잔디아카데미 강좌,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3) 비난 일색 무모한 도전 ‘맨땅에 그린’으로 결실
시흥시 마유로 356에 위치한 활용면적 약 1만㎡의 천연 잔디 운동장 ‘맨땅에 그린’, 지난 2012년부터 4년에 걸쳐 시민소통담당관에서 직접 시범재배를 통해 잔디 재배 기술을 익히고 산업화 기틀을 마련했다.
‘맨땅에 그린’은 2012년 9월 하상동 호조벌에서 잔디 식재면을 조성하면서 시작됐다. 시흥시는 호조벌 잔디식재면 조성 1년 전인 2011년 농업기술센터가 주도해 잔디농사를 지었지만 실패했다. 아니 어쩌면 예정된 실패였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잔디농사에 열정을 기울여야 했지만 공무원 조직에서 ‘열정을 가진 그 누군가’는 없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힘들여 가며 잔디농사를 지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우정욱 시민소통담당관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본격적인 잔디농사에 나섰다. 우 담당관은 성공적인 잔디농사를 위해 독일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독일 잔디종자 회사를 찾아가서 묻고, 잔디 전문가에 자문을 받는가 하면 국내 모 대학에서 운영한 ‘그린 키퍼(Green keeper. 잔디관리사)’ 강의를 1년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잔디농사’에 열정을 쏟아 붓는 우정욱 담당관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까칠하기만 했다. 잔디농사를 시작할 당시 직함은 ‘공보정책담당당관’이었는데 직함(부서)에 걸맞지 않는 일을 한다고 시의회에서도 태클을 걸며 ‘툭하면 관련 자료 제출해라’는 식으로 우정욱 담당관의 잔디농사는 시의원들에게 단골 안주거리처럼 씹혔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관련 예산을 시의회에서 가위질하기가 다반사였고 예산이 없어서 행정안전부에 사정사정해서 자금을 끌어오기도 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우 담당관을 포함한 부서 직원들(공보관실)이 직접 식재면을 고르고 잔디를 파종, 관리하기도 했다.
시흥시 천연잔디는 시흥시 기후에 알맞게 자랄 수 있는 잔디 종자에 대한 연구 및 자문의 결과물로 독일 ‘Juliwa-Hesa GmbH’ 종자 업체의 과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종자를 구입, 2012년 10월 파종한 뒤 390일 후 정왕동에 이식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게 ‘맨땅에 그린’이고 지난해 9월 시민들에게 개장했다. ‘맨땅에 그린’은 6차 산업인 농업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작된 ‘스포츠 경관 농업’ 사업이 시민들에게 소통의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환경개선 등 생명도시 시흥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번져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시흥시 천연잔디산업’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단순한 관심을 넘어 ‘잔디산업의 메카, 시흥’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식되어 가고 있다.
이희연 기자/j5900@chol.com
이희연 기자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