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기점으로 지자체, 교육청 차원에서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대대적으로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수년간 인조잔디구장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정부에서는 443개 학교에 1,772억 원의 인조잔디구장 건립비를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 실행했으며 2010년에는 이러한 계획을 확대 개편하여 1,000개 학교에 5,000억 원의 건립비를 지원, 인조잔디구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부분의 시·도교육청들이 인조잔디 신규 조성 중단 및 흙 운동장으로의 회귀를 결정하고 있다.
학교운동장 등의 인조잔디 조성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 교육청 및 지자체에서는 인조잔디가 관리비도 저렴하고,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했지만 뒤늦게 인조잔디가 관리비용도 많이 들고, 인체에도 유해하다면서 철거 수순을 밟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FITI시험연구원이 지난 2014년 1037개교 인조잔디운동장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941개 운동장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되었다.
특히 174개교는 KS 규정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는데 경기도 A중학교 인조잔디의 파일에서는 납이 무려 7817mg/kg이 검출되어 기준치(90mg/kg)의 87배가량에 달했고 부산시 B초등학교의 충전재에서는 다방족탄화수소(PAHs) 합계가 기준치(10mg/kg)의 8배 수준을 뛰어넘는 83.2mg/kg에 이르렀다. 이러한 유해물질은 암이나 아토피와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
문제는 ‘유해 기준치 이내’더라도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학교 인조잔디는 접촉 인원수가 많아 훼손이 빠르고 접촉 빈도수가 높아 이용자가 유해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생활체육 활성화 등을 위해 지난 2002년부터 학교 등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 대해 교육부가 지난 3~6월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전체 2763개교 중 1767개교(64%)의 시설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이에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우레탄트랙의 안전기준을 새롭게 정비, ‘유럽 어린이 제품 안전 기준’ 등을 검토해 현재 KS기준의 납·카드뮴·6가크롬·수은 등 중금속 4종에 대한 유해물질 관리대상을 비소·아연 등 중금속 15종 및 프탈레이트 6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또 강화된 KS 기준을 반영한 ‘위해성 관리 가이드라인’을 내년 1월까지 마련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위해도가 큰 우레탄 트랙부터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기준을 초과하는 시설은 전면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인조잔디나 우레탄트랙은 기존 흙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체육수업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추진됐지만 안전성 논란이 현실화되면서 퇴출단계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를 대체할 방법을 찾지 못한 정부당국이 궁색하나마 인조잔디나 우레탄트랙을 걷어내고 마사토로 운동장을 씌운다는 것이다.
결국 흙 운동장에서 인조잔디·우레탄트랙으로 바꿨다가 다시 흙(마사토) 운동장으로 회귀하는 촌극이 연출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육당국은 인조잔디 등을 대체할 천연잔디구장에 대해서는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데 최근 시흥시가 인조잔디운동장 구축비용의 반값으로 조성한 정왕동 ‘맨땅에 그린’이나 시화스마트허브 내 ‘희망공원 잔디구장’은 인조잔디의 유해성이나 마사토 운동장의 비산먼지 등을 해소하고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다.
5년여 전부터 진행되어 온 ‘시흥시 천연잔디산업(천연잔디운동장)’은 최근 1~2년 사이에 결과물로 나타났고 대구, 광주 등 광역단체를 비롯해 교육부, 국회, 경기도교육청 등도 시흥시 천연잔디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은 최근 ‘우리들의 일그러진 운동장-우레탄 트랙과 이이들의 안전’이라는 국정감사 정책 자료집을 통해 “우레탄트랙(인조잔디) 유해성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문제다. 학교운동장 조성과 관리에 관한 정책적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리가 운동장을 새롭게 조성한 뒤, 10년 뒤에 다시 물을 때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과 생명, 안전과 환경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의 기본 가치이다. ‘시흥 천연잔디산업’은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게 더 없이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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