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능곡택지지구를 시작으로 목감택지지구, 은계지구, 장현택지지구 등 시흥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택지개발현장.
시흥시의 현재 모습은 지난 2005년(능곡택지지구 조성공사 착공)부터 2018년 말(장현택지지구 준공 예정이지만 더 늦어질 수도 있음)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마구잡이로 휘젓는 정부 산하기관의 사업장 중 한 곳과도 같은 형국이다.
택지개발은 시흥시가 원해서 시작된 것도 아니었지만 싫다고 해서 제외될 수도 없는 국책사업이다. 택지개발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는 등 시흥시 도시 규모가 커졌을지는 몰라도 그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그린벨트를 해제한 택지개발의 경우 일정부분 임대주택 건설이 의무화됨에 따라 취·등록세 등 실질적인 세수증대가 크지 않고 오히려 영구임대 등 서민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복지비용 부담만 커지고 있다.
최근 시흥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 이슈’는 은계지구 사업시행자인 LH가 추진 중인 ‘지구계획 변경(4차)’이다. LH는 당초 수변공원 계획했던 계수저수지를 공원에서 제외(감 93,815㎡)하고 초·중학교 용지 2개소를 폐지(32,798㎡)하는 내용의 지구계획 변경안을 국토부에 제출, 국토부가 지난 7월 25일 시흥시에 협의를 요청했다.
협의 요청에 대한 의견회신은 30일 이내이나 시흥시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국토부에 의견회신 기한을 연장했지만 늦어도 금주 중에는 국토부에 의견을 전해야 할 실정이다.
LH는 농어촌공사 의견을 반영해 계수저수지가 농업생산기반시설로서 기능을 유지해 잔존 농지(29.3㏊)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공원에서 제외해 저수지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교용지의 경우 시흥교육청의 해당블록 초·중학교 설립계획 취소 의견을 반영하고 그 대신 학교용지를 수익형용지인 단독주택용지(점포겸용),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LH는 호수공원 계획이 백지화되는 것은 아니고 농어촌기반공사와 시흥시, LH가 협의해 계수저수지를 주민들이 원하는 수변공원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학교용지를 폐지하는 대신 교육청과 인근 학교들의 증축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계지구 입주예정자들은 LH의 지구계획 변경은 입주예정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며 적극 반발하고 있다.
지구계획 변경고시 이전에 이미 아파트를 분양받은 은계지구 내 공동주택(13개 단지) 중 6개 단지 입주예정자들은 당시 각종 홍보물에 게시된 ‘호수공원’ 조성과 ‘학교배치 계획’이 아파트를 분양받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아파트 분양가에는 이러한 부분들이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LH가 지구계획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시흥시와 시흥시민, 입주예정자들을 호갱(호구고객)으로 밖에 여기지 않는 ‘슈퍼 「갑」질’이라는 주장이다.
LH는 이미 수차에 걸쳐 야금야금 돈 되는 지구계획 변경을 추진해 왔다. 이번 4차 지구계획 변경으로 LH가 학교용지를 단독주택용지로 변경, 매각하면 약 380억 원(목감지구 공급단가 기준)의 공돈(?)이 생긴다.
또한 LH는 학교를 건설해 기부채납하거나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로 인한 예산절감, 계수저수지를 매입(약 200억)해 호수공원으로 조성해야 하나 예산을 지출하지 않아도 되기에 지구계획이 변경되면 LH는 최소 약600~700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는 택지개발 등 국책사업 추진과 관련 지자체의 의견을 물으며 ‘합의’ 아닌 ‘협의’로 접근한다. 따라서 지자체가 ‘부동의’ 의견을 표명해도 자신들 계획대로 진행한다. 정말이지 일개 지방자치단체는 ‘졸(卒)’이고 정부나 그 산하기관은 ‘슈퍼슈퍼「갑」’이 아니고 무엇인가.
시흥시는 국토부에 ‘계수저수지 매입해 호수공원 조성 후 기부채납’과 ‘학교용지 폐지 불가’ 의견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고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도 뜻을 같이 하며 국토부를 압박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나 그 산하기관에 지자체의 의지를 분명히 하고 민심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자. 더 이상 중앙정부나 그 산하기관이 지방정부를 ‘졸(卒)’로 보고 전권을 휘두르는 행태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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