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감꽃 주워 들고 웃음 짓는 어쩌면 나였을지도 모를 어린 소녀야 / 눈 뜰 수 없는 잔인한 날들 피로 물든 다 찢긴 치마 나의 몸 / 옥이 순이 분이라는 그 이름들 이 세상에 없지만 기억하노라 ….’(노래 ‘평화의 소녀상’의 가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1000회를 맞은 2011년 11월 1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중심이 된 시민 모금으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워졌던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세운 동상이다.
조각가 김운성·김서경 부부가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고 증언하는 것을 보고 위안부를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한 끝에 20년 만에 실현됐다.
이후 국민 모금 등으로 현재까지 국내외 51곳에 소녀상(기림비 포함)이 세워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8월 20일 오전 11시 정왕동 옥구공원에서도 「시흥평화의소녀상」 제막식이 진행된다.
「시흥평화의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공동대표 이명순·정순옥)는 지난 2월 23일 ‘평화소녀상’ 건립제안 간담회를 갖고 추진위 구성 등을 거쳐 지난 4월 7일 「시흥평화의소녀상」 추진위원회 발대식과 함께 본격적인 기금 모금에 돌입했다.
추진위는 당초 6월 30일까지 ‘평화소녀상’ 건립 목표기금 5500만원을 모은다는 계획이었지만 안타깝게도 6월말까지 모인 기금은 2300만원에 그쳤다.
이에 추진위는 건립기금 모금 기한을 7월 30일까지 1개월 연장했고 마침내 각 급 학교와 학생, 시민 1,544명과 시민사회단체 및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 102곳이 동참하며 목표기금 5500만원을 초과, 총 6047만1280원이 모였다.
「시흥평화의소녀상」 건립 기금 6047만1280원에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푼 두푼 모은 어린이집 원생들부터 쭈글쭈글해진 손에 구겨진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을 고이 간직하고 와 건넨 할머니들의 손길 등이 담겨 있다.
그런가하면 시흥시 공직자 676명 569만5500원, 시흥시기독교연합회 202만450원, 경기여성단체협 시흥시지회 210만8300원 등 여러 기관단체와 개인(시민)들이 ‘평화소녀상’ 건립에 힘을 보탰다.
우리는 ‘평화소녀상’ 건립을 통해 몰라서 외면했고 알았지만 불편한 역사를 피하고 싶어 했던 자괴감을 떨쳐버리고 역사 앞에 당당히 서야한다.
그간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고,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다시 거론하지 않을 것을 요구해 왔다.
특히 일본 정부는 ‘빈 협약’ 22조 2항 “국가는 외국 공관의 안녕을 교란시키거나 품위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들어 ‘평화소녀상’이 대사관의 보호 등을 규정한 ‘빈 협약’에 저촉된다는 논리까지 동원해 철거를 요구했다. 참으로 파렴치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민족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위안부 할머니들이 수요시위를 통해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 일곱 가지이다.
일본이 진심으로 사죄할 마음이 있다면, 일본인들 가운데 최소한의 지성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면 오히려 앞장서서 소녀상이나 추모비를 일본에 건립해야 할 것이다. 그리해야 진정한 화해와 용서가 가능한 것이다.
8월 들어 ‘평화의소녀상’ 건립이 국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일 군포 당정공원을 시작으로 14일 전남도청·김포·오산·광명, 15일 논산·구로역·상록수역·흑석역, 20일 시흥에서 소녀상 제막식이 진행된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세상을 향한 용감한 외침이 있은 뒤, 238분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지만 2016년 7월 현재는 마흔 분의 할머니만 생존해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없는 아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이다. 「시흥평화의소녀상」 건립에 힘써온 여러 관계자들과 동참한 시민·기관단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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