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가 정왕동 맑은물관리센터의 악취개선 및 운영효율화를 민간자본을 유치해 ‘복합관리대행’을 추진하려는 계획에 대해 시흥시의회가 ‘행정에 대한 불신 및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한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 입장’을 고수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시흥시는 2013년 2월 GS, 현대 등 4개 기관을 대상으로 ‘맑은물관리센터 운영효율화 방안 설명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2월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와 ‘시흥시 공공하수도시설 악취개선 및 운영효율화 기본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시흥시와 K-water는 복합관리대행사업에 일정 부분 의견일치를 이끌어냈고 K-water는 시설개량에 선투자(당초 350억→454억)해 20년간 운영권을 받고 고정금리 3.0%로 원리금 총 604억 원을 돌려받는다는 계획이었다.
당초 시흥시는 K-water와 수의계약으로 복합관리대행을 진행하려다가 환경부 질의회신 및 경기도 사전 컨설팅감사 결과 ‘관리대행은 경쟁입찰이 원칙이고 수의계약은 타당하지 않다.’는 회신에 따라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했다.
시는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시흥시의회 제237회 임시회기(7.20~22일)중 제출한 ‘시흥시 공공하수도시설 복합관리대행 민간자본유치사업 동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되고 곧바로 경쟁입찰 공고(50일간)와 실시협약 및 실시설계, 직원 고용전환과 시설물 인수인계 등을 거쳐 올 12월부터 복합관리대행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흥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쌓인 의원들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음에 따라 제237회 임시회는 반쪽으로 끝났다.
특히 해당 상임위원회인 도시환경위원회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안건 상정 자체를 상정하지 못해 관련 안건들은 9월 중 열리는 제238회 임시회기 중 처리될 예정이지만 ‘시흥시 공공하수도시설 복합관리대행 민간자본유치사업 동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다.
시흥시의회는 시 집행부가 복합관리대행사업을 추진하며 처음에는 시의회 동의사안이 아니라고 했다가 ‘동의안’을 제출하고, 수의계약 방식이라고 했다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그간의 시 행정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시흥시는 민간자본(454억)을 유치해 3.0% 고정금리로 20년간 총 604억 원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2.5% 이율인 지방채나 경기도지역개발기금을 얻어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 각각 522억, 547억 원을 상환하면 돼 오히려 시 재정사업이 적게 먹힌다는 것이다.
시흥시는 수년간 민자사업으로 복합관리대행을 검토해 왔고 시흥시 재정여력으로 지방채나 경기도지역개발기금을 빌려오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흥시가 ‘부채 제로’를 선언해 행자부 승인 없는 자율발행 지방채가 2017년 기준 236억 원이나 이는 일반회계사업에 투자돼야 할 예산이고 설령 지방채 발행을 통한 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할 경우 최소 1년 이상의 검토기간과 착공지연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행자부의 투자심사 통과를 장담할 수도 없는 등 지방채 발행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또한 시는 단순하게 초기 사업비만을 두고 볼 때 민간자본 유치가 시 재정사업보다 예산이 더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이를 두고 전체 사업 경제성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민자유치든 지방채 등을 발행해 시 재정사업으로 하든 ‘맑은물관리센터’ 악취개선 등 시설물 개량사업은 시급하다. 이미 20년 이상 지나 망가질 대로 망가진 기계를 대수선해야 할 시기는 벌써 지났다.
문제는 가급적 시 예산을 적게 들이고 최대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시흥시가 재정사업으로 ‘맑은물관리센터’ 악취개선 등 시설물 개량사업을 추진할 경우 초기 사업비는 민자보다 적게 들지 몰라도 시설물 개량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많은 수선비용과 관리비용이 들 것이다.
민자자본을 유치할 경우 초기 사업비는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더 들 수 있지만 시흥시가 계약과정에서 주도면밀하게 검토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차제에 복합관리대행사업을 맡으려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도 선물공세 같은 구태적인 접근방식을 벗어나 진솔하고 투명하게 임해야 한다.
‘시흥시 공공하수도시설 복합관리대행 민간자본유치사업 동의안’ 처리는 시흥시의회의 몫이다. 시민과 시흥시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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